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시 강세에 힘입어 5% 이상으로 뛰었다. 퇴직연금 적립금도 5년 전인 2018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
1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주가 상승 효과로 5.26%를 기록, 2022년(0.02%)보다 크게 올랐다. 지난해 수익률 호조로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환산 수익률도 각각 2.35%, 2.07%로 높아졌다.
특히 실적배당형의 수익률이 13.27%로 원리금보장형(4.08%)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수익률이 6.59%로 가장 높았다. 근로자가 운용 주체가 되는 확정기여(DC)형과 사전에 정해진 퇴직금을 지급받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각각 5.79%, 4.50%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2년보다 46조 5000억 원(13.8%) 증가한 총 382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적립금 규모가 190조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체 적립금 중 87.2%는 원리금보장형이고 12.8%는 실적배당형이었다.
DB형은 205조 3000억 원, DC형은 101조 4000억 원, IRP형은 75조 6000억 원이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세제혜택이 확대된 IRP형 적립금의 증가율이 3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DC형 18.1%, DB형 6.7%이 그 뒤를 이었다.
적립금 대비 운용관리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등 가입자 비용 부담 수준을 나타내는 총비용부담률은 0.372%로 2022년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총비용부담률이 0.412%로 가장 높고 생명보험(0.333%), 금융투자(0.325%), 손해보험(0.306%), 근로복지공단(0.07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이 시작된 계좌 약 53만 개 가운데 연금 방식으로 돈을 받은 계좌는 10.4%를 차지했다. 연금 수령 비율이 1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에는 4.3%, 2022년에는 7.1%였다. 금액별로는 지난해 연금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이 1억 3976만 원, 일시금 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이 1645만 원으로 퇴직금 액수가 큰 계좌일 수록 연금 선택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계좌 수는 10.4%이지만 연금으로 수령 금액 규모는 전체의 49.7%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