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중심 향하는 진입로 확보중"…전면전 위기감 고조돼

CNN, 위성사진 분석…“9일부터 건물 철거”
하마스 매복 공간과 지뢰 없애기 위한 전술
라파 60만명 대피했지만 여전히 민간인 남아
국제사회 만류에도 전면전 시작할까 우려 ↑

17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바라본 가자 지구의 모습.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향한 대규모 공세를 예고한 이스라엘군이 도시 동부에서 중심부 쪽으로 가는 길의 건물을 무너뜨리며 진입로를 확보 중이라고 16일(현지 시간) 미국 CNN이 보도했다.


CNN은 미국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랩스가 전날 촬영한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지난 9일 이후 라파 동부 지역에서 건물들이 잇따라 철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관문인 국경검문소에서 약 1.6㎞ 떨어진 지점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여러 블록이 완전히 평탄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한 도심지에 지상군을 진입시키기 위해 전쟁용으로 개조한 장갑 불도저 등으로 건물을 무너뜨려 진입로를 만드는 과정을 진행해왔다. 지뢰나 부비트랩을 제거하는 동시에 하마스 대원이 매복할 공간을 없애 시가전으로 발생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술로 해석된다. CNN은 현재 진행 중인 건물 철거도 지상군 투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28만 명이 사는 소도시였던 라파는 이스라엘군이 안전지대로 선언하면서 한때 10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유입됐다. 또 라파는 이집트를 통해 국제사회의 구호 물자가 들어오는 관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잔존 세력이 라파로 숨어들었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이 지역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 라파 거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라파 국경의 일부를 무력으로 장악해가는 중이다. 11일에도 라파 동부 지역에 추가로 대피령을 내려 전면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CNN은 6일 이후 라파 지역에서 최소 60만 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는 거미줄처럼 뻗은 땅굴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 곳곳에서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산발적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해에서는 예멘 후티 반군이 하마스와 연대한다는 명분으로 주변 해역을 오가는 상선을 공격해왔고 최근에는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들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들은 지난달에는 19차례, 이달 들어서는 최소 28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 등으로 이스라엘을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올해 초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를 자폭 드론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을 숨지게 했다가 미국의 대대적 보복에 직면한 이후 이스라엘로 공격 대상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공식적으로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 시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달 9일 친이란 민병대가 사용하던 시리아 내 시설을 폭격하는 등 보복을 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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