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의 방사성 의약품 개발사 인수…글로벌 시장 ‘활활’

일본 제약사와 공동 개발 계약도
방사성 의약품 시장 18조까지 성장
국내 SK바팜, 셀비온, 퓨쳐켐 등 도전

사진=이미지투데이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RPT)와 관련해 개발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 개발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형식이다. 국내에서는 노바티스의 두 번째 방사성 의약품 ‘플루빅토’가 허가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 업체들도 18조 원 방사성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 파마인 노바티스는 이달 초 미국의 방사성 의약품 개발회사인 마리아나 온콜로지를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에 인수하고, 상업화 제품 개발 목표에 따라 7억 5000만 달러(1조 원) 상당의 단계별 보수를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일본 제약사 펩티드림(PeptiDream)과 공동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노바티스는 펩티드림에 1억 8000만 달러(2400억 원) 규모의 선급금을 지급하며, 향후 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에 따라 노바티스로부터 최대 27억1000만 달러(3조 6700억 원)를 지급할 계획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약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여 환자 몸속에 투여하면 암세포에 도달한 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내보내 암조직을 파괴하는 차세대 항암제다. 일명 ‘방사성 미사일 치료제’로 불린다. 방사성의약품은 최근 차세대 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기전이 비슷하다. ADC는 페이로드(약물이나 톡신)과 항체가 링커로 결합한다면, 방사성의약품은 악티늄 등 방사성 물질과 그를 감싸고 있는 킬레이터(chelator)가 저분자화합물과 링커로 결합해 암세포에 작용하는 방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디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2022년 52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에서 10년간 연평균 10.2% 성장해 137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티스는 방사성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미국식품의약국에서 첫 방사성의약품으로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와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를 허가받으면서 치료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플루빅토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262% 증가한 9억 8000만 달러(1조 3000억 원)에 달했다. 루타테라의 매출도 6억 500만 달러(82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8% 신장됐다.


국내에서도 표적을 달리하거나 적은 부작용을 내세워 후발주자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제약·바이오사들이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SK바이오팜은 3대 신규 모달리티 중 하나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를 결정하고 3년 내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플루빅토에 사용된 베타 핵종보다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살상할 수 있는 한편 정상조직에는 영향이 적은 알파 핵종을 사용한다” 면서 “미국 테라파워에서 악티늄(Ac225)을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해 원료 공급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ADC 전문 회사인 앱티스는 셀비온과 손잡고 항체방사성 동위원소 접합체(ARC)의 연구 및 개발에 뛰어 들었다. SK바이오팜과 동일하게 악티늄을 활용한다. 앱티스의 링커 플랫폼에 셀비온의 방사성 의약품을 접목할 방침이다. 셀비온은 자체적으로도 말기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Lu-177-DGUL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의약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퓨쳐켐은 전립선암 환자에 대해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FC705 임상 2상과 1/2a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에서는 플루빅토가 쓰는 방사선량의 절반으로 동일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