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가 1℃ 오를 때 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전쟁에 버금가는 피해인 12%씩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기존 추정치 보다 6배 더 높은 수준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하버드대 경제학자 에이드리언 발랄과 노스웨스턴대 디에고 칸지그가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을 이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100년까지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해 지구 온도가 3℃ 오를 경우 전 세계의 생산 및 자본, 소비가 50% 넘게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정도의 경제적 손실은 “한 국가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버금가는 정도”라고 논문을 통해 설명했다.
지난 50년 사이에도 이미 기후 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실질적인 구매력 감소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논문에서는 지난 50년간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평균 구매력은 지금보다 37% 더 높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발랄은 또 이러한 손실은 앞으로 기후 위기가 더욱 빨라지면서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논문에서 나온 기후 위기로 인한 경제 손실의 규모는 기존 미국 등 각국 정부가 추정해 온 손실 대비 약 6배 더 높은 수준이다. 앞서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탄소가 1톤 배출될 때마다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190달러(약 25만 원)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논문은 이 비용이 1056달러(약 143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빌랄은 “해당 비용은 단지 개별 국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닌 보다 더 ‘전체적인’ 관점에서 산출한 것”이라며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폭풍, 홍수 피해액을 비롯해 작물 수확량 감소, 근로자 생산성 저하 및 자본 투자 감소 등의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