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묵인 논란' 5·18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위컴 별세

존 위컴 주니어 전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신군부에 의한 1979년 12·12 군사 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었던 존 위컴 주니어 전 미 육군참모총장이 1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5세.


1950년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고인은 1979년부터 1983년까지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재임하며 10·26과 12·12 사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신군부의 집권 등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겪은 산증인이다.


위컴 전 사령관은 당시 전시 및 평시 작전통제권을 가진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서 12·12, 5·18 등 과정에서 신군부의 행동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한국 육군 20사단의 광주 시위 진압 투입을 위해 작전통제권을 잠시 이양해 달라는 신군부 측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기 때문이다.


고인은 1999년 발간한 회고록 ‘위기의 한국’에서 신군부의 권력 장악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안보와 미국 국익을 위해 신군부와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고인은 2007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 개봉을 앞두고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보낸 e메일에서 당시 신군부가 공수부대의 무력 진압 투입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으며 군의 시민 무력 진압 사실을 파악하고는 한국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즉각 항의했다고 해명했다.


고인은 한국 근무에 이어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으며 1987년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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