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을 저비용항공사(LCC) 공개가 임박해오면서 대한항공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본입찰에 참여한 3곳 모두 엇비슷한 가격을 제시한 상태여서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고 화물 항공운송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LCC 선정에 고민이 깊다.
21일 항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LCC의 재무적투자자(FI)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인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결국 화물 사업을 운영해 경쟁을 만들만한 곳인지 유럽 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받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자금 조달과 관련된 실제적인 계획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에는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3곳이 참전했다.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펀드(MBKP SS), 파빌리온PE가 컨소시엄을 이뤘고, 에어인천은 소시어스PE가 인화정공, 한국투자파트너스 프라이빗에쿼티(PE), 신한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맺었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가 독자적으로 나서면서 인수금융은 우리은행, NH투자증권에서 받기로 했다.
매각가는 5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이들 3곳의 LCC가 제출한 인수 가격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경험 또한 장단점이 뚜렷하다. 이스타항공은 업력이 오래됐으나 화물 운송 경험이 없다. 에어인천은 항공화물 전용 LCC지만 단거리 지역만 다녔다.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화물 운송 사업을 해봤으나 자체 화물 전용기가 없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항공사의 참여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대세에 지장은 없어 보인다. 이스타항공의 미국 아틀라스항공, 에어프레미아의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 모두 인수확약서(LOC)가 아닌 제휴 수준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사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입찰 과정에서 부각시킨 정도”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전환사채(CB) 인수를 위해 약 3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인 MBK파트너스는 조만간 LOC를 매각 주관사인 UBS·산업은행에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 따른 리스크도 없진 않다.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서 영업력 훼손 우려가 나온다. 특히 화주 계약 승계가 불확실하고, 정비 인력과 격납고 등은 매각 대상이 아니어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매각 자산에 포함된 항공기 엔진의 경우 노후화하면 개·보수 작업을 위해 자본적 지출(CAPEX)가 들어가는 점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