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사람과 음성으로 대화하는 새 인공지능(AI) 모델 ‘GPT-4o’를 공개한 가운데 제공되는 AI 음성이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를 허락 없이 도용했다는 논란에 직면했다. 요한슨은 ‘충격적’이라는 심경을 밝히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오픈AI는 논란이 된 음성 사용을 일시 중단했다.
오픈AI는 21일 소셜미디어 X 계정을 통해 “챗GPT 음성 버전의 ‘스카이(sky)’ 목소리 사용을 중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새 AI 모델 ‘GPT-4o’와 함께 공개한 5종의 음성 모듈 중 하나인 스카이의 목소리가 요한슨과 너무 비슷하다는 의혹이 잇따르는데 따른 조치다. 앞서 배우는 AI 시스템과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녀(Her)’에서 AI ‘사만다’의 목소리를 연기한 바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GPT-4o를 홍보하면서 자신의 X 계정에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her’라는 문구를 게시하기도 해 의혹은 커진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요한슨이 20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트먼이 지난해 9월 ‘내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며 사용 제안을 해왔지만 고민 끝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하며 논란은 증폭됐다. 그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GPT-4o’ 발표 이틀 전 재차 연락을 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청했지만 이후 별다른 상의 없이 새 모델이 공개됐다. 요한슨은 “공개된 영상을 들었을 때 가까운 친구들과 미디어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목소리와 너무 흡사해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법률 고문을 고용했으며 오픈AI와 올트먼에 스카이가 만들어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픈AI는 목소리 도용 논란을 부인하고 있다. 오픈AI 측은 “GPT-4o에서 제공되는 5개 목소리는 5개월에 걸친 캐스팅과 녹음 과정을 통해 선정됐다”며 “성우와 영화배우로부터 약 400개의 목소리를 받아 이를 14개로 줄였고 내부팀이 5개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어 5개 중 하나인 스카이의 음성은 한 여배우의 목소리라고 말하며 “요한슨을 모방해 선택된 것이 아니며 그녀만의 자연스러운 말투를 사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목소리 주인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