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 반영을" vs "자영업자 벼랑끝"…첫날부터 시급 1만원·업종 차등 대립각

■ 막오른 내년 최저임금 심의
노사 신경전 속 파행은 면해
위원장에 이인재 교수 선출
2차 전원회의 내달 4일 개최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재 신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와 관련해 “노사가 최대한 이견을 좁히도록 해 합의를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심의에서도 노사는 업종 구분과 임금 수준을 두고 치열한 대립을 예고했다. 물가 상승 속에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대에 올라설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업종별 구분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됐다.


이 위원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최저임금위는 노·사·공으로 구성된 위원회로 공정하게 운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3년간 최저임금위를 이끌 이 위원장은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로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위원장의 ‘공언’대로 노사가 이번 심의에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노사는 첫날부터 임금인상 수준을 놓고 차이를 명확히 했다. 이번 심의에서는 내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지난해 결정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1만 원까지는 140원(1.42%)만을 남겨놓았다.


류기섭 근로자위원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저율 인상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저임금 취약 계층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인상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 측의 류기정 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은 “중소 영세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재료비 상승, 인건비 부담 증가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호소를 많이 하고 있다”며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누적되면서 현장의 수용성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며 맞섰다.


실제로 최저임금 심의 중 노사 합의는 최저임금제도 시행 36년 동안 7번에 불과할 만큼 노사 갈등이 심하다. 이날 근로자위원 측은 다시 최임위에 참여한 권순원 공익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해 심의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반복된 셈이다. 올해 연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해 열린 지난해 1차 전원회의는 파행을 빚었다. 권 공익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소동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근로자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권 공익위원이 간사를 맡아 최저임금위 운영위원회가 운영될 경우 운영위 불참까지 경고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노사 합의 원칙도 노사 갈등을 키울 수 있다. 지난해 이뤄진 2024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110일로 역대 심의 중 가장 길었다. 공익위원이 임금 수준에 대해 막판까지 노사 합의를 강조한 결과다. 다만 이날 회의는 노사 신경전이 팽팽했지만 위원 퇴장 등 혼란 없이 마무리됐다.


노사는 다음 달쯤 원하는 임금 수준이 담긴 최초 요구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노동계는 두 자릿수 이상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삭감 또는 동결을 내세웠다. 2차 전원회의는 다음 달 4일 열린다.


한편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노동계)·사용자위원(경영계)·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최저임금위는 8월 5일 고시일을 고려하면 매해 7월 중순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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