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옥션, 중고명품 위탁 판매…"2040 공략"

■'더 컨시어지' 내달 1일 오픈
미술품 경매 침체 속 사업 다각화
본사 1층에 고가 가방·시계 등 전시
잠재고객 발굴, 경매시장 유입 포석
구구스·바이버 제휴로 신뢰도 높여

서울옥션 본사 내 더 컨시어지 외관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 기업 서울옥션이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중고명품 위탁 판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술시장 침체기 속에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한편 미래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고명품 플랫폼 기업 구구스, 바이버와 제휴 계약도 체결해 중고 명품 플랫폼 사업 확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본사 1층에 중고명품 쇼룸 ‘더 컨시어지' 개점…구구스·바이버와 맞손

21일 경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옥션 신규개발팀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서울옥션 본사 1층에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차렸다. 고가의 명품 가방과 시계, 주얼리 등이 전시된 이 매장의 이름은 ‘더 컨시어지’ 다. 서울옥션 측은 “이번 5월 경매 프리뷰에 맞춰 ‘더 컨시어지’를 가오픈하고, 다음 달 1일 정식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정식 오픈 전이지만 벌써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장을 관리하는 한 직원은 “오늘 오후에도 시계 14점이 새로 입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고 명품 판매의 핵심은 감가(가격 감정)와 검수다. 한 차례라도 가품이 거래되면 고객과의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서울옥션은 위탁 받은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세대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와 제휴 계약도 체결했다. 두나무의 자회인 중고 명품 시계 플랫폼 ‘바이버’와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 두 기업은 ‘더 컨시어지’에 내달부터 직원을 파견해 제품의 가격 감정, 검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2016년 명품 경매 도전장, 8년 만에 MZ 타겟 서비스로 탈바꿈

서울옥션은 2016년 국내 경매사 중에는 처음으로 에르메스,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럭셔리 경매’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크리스티, 소더비 등이 진행하는 세계적인 경매에서 역사적·예술적 의미가 높은 명품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럭셔리 경매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서울옥션이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중고 명품 위탁판매는 구매자가 직접 가격을 불러 낙찰을 기다리는 경매와 판매 방식도, 목표 고객 층도 다르다. 현재 오프라인 공간인 ‘더 컨시어지’에 명품 제품을 위탁하는 이들은 주로 서울옥션의 고객들이며, 구매자도 마찬가지다. 서울옥션은 서비스 출시 후 주요 고객을 ‘미술품 구매자는 아니지만 중고 명품 구매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로 넓힐 계획이다. 발란, 머스트잇, 크림 등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을 활발하게 이용하며 최근 2~3년간 시장을 키운 2040 세대가 목표다. 이들은 주로 저렴한 가격에 고가의 명품을 경험하기 위해 중고 플랫폼을 이용한다.



침체기 미술시장 사업 다각화 목표…신뢰 확보 위해 구구스·바이버와 제휴

서울옥션이 ‘더 컨시어지’를 시작하는 이유는 침체기를 맞은 미술시장에서 사업을 다각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국내 미술 시장은 2022년부터 시작된 고금리 여파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옥션, 케이옥션, 마이아트옥션 등 국내 3대 경매사의 낙찰률은 65.19%로 전년대비 2.1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옥션의 낙찰률은 53.23%로 전년동기대비 9.27%포인트나 줄었다. 경쟁사인 케이옥션의 낙찰률은 소폭 증가했으나 낙찰 총액이 30% 가까이 줄었다. 팔릴 만한 대작은 거래가 이뤄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장이 얼어 붙었고, 소장자들도 작품을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옥션은 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올해 초 자회사 서울옥션블루가 투자계약증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다음 달에는 국내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호 투자계약증권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경기도 장흥에는 현재 있는 수장고 외에 5층 규모 연면적 3,534㎡(1,069평)의 수장고를 추가로 신축, 공간 임대 사업도 확장한다. 중고명품 판매 서비스는 서울옥션이 찾고 있는 신규 먹거리 중 하나다.서울옥션은 “해당 시장에 진출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명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잠재고객으로 서울 옥션 플랫폼에 유입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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