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종자원 "10년 내 세계 10대 종자기업 배출…산업 구조조정 가속화"

설립 50주년 기념 미래 비전 선포
'농업의 반도체' 종자 시장 재편 계획
2030년까지 수출액 1억불 달성 목표

절기상 곡우를 하루 앞둔 4월 18일 경기도 이천시 대월농협 공동육묘장에서 관계자들이 본격적인 모내기 철을 앞두고 모판에서 자라는 볏모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종자원이 설립 50주년을 맞이해 향후 10년 이내에 글로벌 10대 종자기업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종자원은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종자 육성의 선택과 집중을 유도하고 산업 내 구조조정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김기훈 종자원장은 22일 “한국의 종자 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의 1.4%에 불과한데, 최근에는 이상 기후 증가로 인한 채종의 어려움, 농촌 고령화 및 농촌 소멸, 종자 업체의 영세성 등 문제로 인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종자원에 따르면 세계 종자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472억 달러(약 64조 원)로 연평균 4%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작목 별로는 옥수수 종자가 40.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권역 별로는 북미(NAFTA) 시장이 174억 달러로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663억 달러(약 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내 종자 산업의 판매액 규모는 2022년 기준 8754억 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 조사 대비 3.1% 증가했고 2015~2022년 간 연평균 6.2% 성장했지만 여전히 그 규모가 1조 원에 못 미치고 있다. 김 원장은 “2022년 기준 2200여 개 종자 업체 중 매출이 5억 원 미만인 업체가 91.6%를 차지하고 있다”며 “소규모 영세성이 국내 종자 산업의 특징이자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종자원은 우량 종자 생산, 종자 업체 규모화 등을 통해 10년 안에 글로벌 10대 종자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원장은 “이상기후에 대응해 종자 산업에 생산·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촌진흥청 등이 개발한 고품질 우량 종자의 신속한 농가 공급 보급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자 산업의 규모화, 전문화에 역점을 두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5억 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 중심인 산업 구조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매출 규모 5억~15억 수준의 중규모 이상 업체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특히 종자 산업의 가치사슬별 육성 지원, 부가 산업 제고 노력도 해나가겠다”며 “현재 국내에는 글로벌 15위급 이내의 종자 기업이 하나 있는데, 이 기업이 향후 10년 이내에 글로벌 10대 종자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종자원은 또 현재 채소 종자에 집중된 국내 종자 산업 영역이 글로벌 추세인 식량 종자 중심으로 재편되도록 작물과 품목의 선택과 집중을 유도하기로 했다. 박람회 홍보 비용 지원,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종자 수출액을 연간 1억 달러 이상으로 불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외 종자원은 국민 다수가 섭취하는 김장채소, 양념채소, 쌈채소 등의 경우 국내 채종 기반을 강화하고 종자 관련 갈등 및 분쟁 조정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종자 유통 질서 확립 및 국제 협력 강화 노력도 병행한다.


종자원은 22일 서울 aT센터에서 ‘국립종자원 설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전문가들과 이 같은 내용의 토론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1974년 11월 국립종자공급소로 출범한 종자원은 1976년 4.3%였던 식량 작물의 정부 보급종 공급률을 지난해 기준 52%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성과를 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립종자원은 지난 50년 간의 빛나는 성과 위에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 종자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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