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저점"…개미들, 직구 정책 혼선에도 운송株 매집

택배 물량 증가로 실적개선 기대
CJ대한통운 이달 245억 순매수
"경쟁 심화로 단가 하락" 우려도

사진 제공=CJ대한통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직접 구매(직구) 금지 규제 철폐 해프닝 등에도 불구하고 운송 업계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e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운송 산업의 성장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 택배 물동량이 증가하며 배송 업계 실적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나친 경쟁이 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CJ대한통운(000120)의 주식 24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각각 141억 원어치와 111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는 대비된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한진(002320)의 주가도 2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운송 업계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CJ대한통운의 주가는 2월 초 14만 86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악화됐다. 그동안 CJ대한통운에 통관과 배송을 위탁해왔던 알리익스프레스가 계약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경쟁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주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직구 금지 정책 발표가 맞물려 이날 기준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올 최고점 대비 26.0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규제 리스크가 사라진 데다 국내 택배 물동량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그 근거다. 올 4월 기준 알리와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2월 대비 각각 4.89%, 41.65% 증가한 858만 명과 823만 명으로 집계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알리와 테무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물량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 업체 간 경쟁 심화도 산업의 성장 유인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최근 국내외 e커머스와의 경쟁으로 물류 서비스 ‘네이버 도착보장’을 당일·일요일 배송까지 확장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운송 업계에 기회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경쟁자가 많아짐에 따라 물량 확보를 위한 운송 업체 간 출혈경쟁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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