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1만 개 가까이 된다. 기상 관측, 통신·인터넷뿐 아니라 경제·안보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무기용 로켓의 발사 원리와 동일한 우주발사체 개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기술패권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발사체와 위성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은 우주 대항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 최강국인 미국은 국제사회를 규합해 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달 궤도 유인 탐사, 2026년 달 남극 착륙 탐사, 2030년대 달 남극 유인 기지 건설이 목표다. 2017년 시작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2020년 발효된 아르테미스 협정에는 한국 등 4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시진핑 체제 이후 ‘우주 굴기’를 추진하는 중국은 철저히 배제한다. 중국은 미국 다음의 우주 강국으로 손꼽힌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는 올해 100회의 우주 로켓 발사에 나선다. 중국은 이달 3일 ‘창어 6호’를 발사해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 역시 우주 강국으로 분류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다음 달 30일 대형 로켓 ‘H3’ 3호를 발사해 현재의 주력 로켓인 H2A를 대체할 방침이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 분야에서 최강자로 꼽힌다. 2026년부터 유럽우주국(ESA)과 달 표면 탐사 등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미중일이 우주개발에서 멀리 앞서 나가는 상황 속에 우리나라도 27일 우주항공청을 개청(개청식은 30일)해 추격에 나선다. 우주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국제 협력 확대를 위해서다.
서울경제신문은 우주항공청 개청 다음날인 28일 ‘서경우주포럼 2024’를 개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비롯, 국내외 우주항공 전문가들과 함께 ‘우주항공 현황과 미래전략’을 논의한다. 국내외 우주항공 분야의 현황을 분석하고 혁신 생태계 조성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이었던 2019년 봄부터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서경우주포럼’을 매년 개최하며 우주항공 컨트롤타워와 혁신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 왔다.
이번 포럼을 위해 방한하는 A C 차라니아 나사 수석기술자(Chief Technologist)는 ‘NASA의 우주항공 개발 현황과 미래전략’을 발표한다. 그는 NASA의 기술 정책과 프로그램을 이끌며 외부와의 기술 협력도 맡고 있다. 자율주행 항공 개발사(리라이어블 로보틱스) 부사장, 블루 오리진의 달 착륙선 개발, 버진 갤럭틱(현 버진 오르빗)의 소형위성 발사체 프로그램 전략·사업 개발 리더 경험이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번에 차라니아 수석기술자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방문과 여러 우주항공 기업과의 만남도 주선한다.
우주항공청에서 윤영빈 청장과 함께 투톱을 이루는 나사 출신의 존 리 임무본부장도 ‘우주항공청의 임무와 미래전략’에 관해 설명한다. 우주항공청 인사가 외부 우주 포럼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여 년간 백악관과 나사에서 근무한 그는 우주항공 R&D의 기획과 실행을 주도하게 된다.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선임기자가 좌장을 맡는 이날 포럼에는 차라니아 수석기술자를 비롯해 이성희 컨텍 대표,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임종인 대통령실 사이버특보,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황창전 한국항공우주학회장이 종합 토론자로 나선다. 기업과 안보 분야에서는 김민석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 장성규 공군 우주센터장, 이재우 한국우주안보학회장, 곽신웅 한국국방우주학회장가 종합 토론에 참여한다. 포럼에는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손석락 공군참모차장, 신성철 과학기술협력대사, 앤드루 마시오라 주일 나사 주재관 등 180여 명이 참석한다. 포럼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