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 1분기 순익 3개 분기 만에 감소세

닛케이 2만 4000여곳 분석
1조 1100억 달러…6% 감소
中경기둔화 철강·화학등 영향
AI훈풍에 정보통신·전기 강세


중국 경기 둔화로 세계 주요 기업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이 3개 분기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철강·기계 등이 부진한 반면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의 수혜를 입은 정보기술(IT) 부문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유럽·아시아·중동 지역 상장사 2만 460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순이익이 1조 1100억 달러(약 1513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상장사은 전 세계 시가총액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기업들은 이익이 10%나 빠졌다. 은행 종목의 순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중국 경기 둔화가 중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과잉 생산분이 아시아권으로 흘러들어 시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일본 스미토모 화학 관계자는 “(중국 영향으로) 올해 아시아 석유화학 시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철강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포스코홀딩스와 일본제철도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이익이 급감했다. 중국 이슈로 기계 업종 이익도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등했던 천연가스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소재·에너지 업종 순익도 26% 내려앉았다. 금융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2분기 연속 이익 감소를 보였다.


반면 AI 관련 수요 확대로 정보 통신은 13%, 전기는 26%나 이익이 늘었다. 다만 AI 발(發) 증시 호황이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펼쳐지면서 세계 경제의 미국 의존 구도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닛케이는 “미국 경기가 무너지면 실적을 하향 조정해야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카이도쿄인텔리전스랩스의 히라가와 쇼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럽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지만, 미국 경기는 일부 소비 감속이 있다”며 “세계 전체적으로는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제조업종은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엔화 훈풍과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순이익이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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