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앞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을 확실하게 지원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3회 연속 중기인대회에 참석한 것은 물론 중기인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중소기업 지원과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올해는 정부와 대기업, 재외동포 기업이 ‘원팀’이 돼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인대회는 1989년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5월 셋째 주가 중소기업 주간으로 지정된 후 매년 개최되는 중소기업계 최대 행사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에는 중기인대회에 5대 그룹 총수를 처음 참여시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과 ‘상생’을 다짐했다. 2023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롯해 40대 이하 청년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대거 참여시켜 ‘함께하는 대한민국’ 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올해 35회째를 맞아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중기인대회에서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11개 정부 부처 장관과 이재용 삼성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000880)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 정용진 신세계(004170)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중소기업단체장, 수출 기업과 해외 한상 기업 대표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이번 행사에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무역을 많이 하거나 중소기업에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보낸 일본·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 등 12개국 주한 대사가 참석해 수출 중기인들과 직접 소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중기인들 앞에서 “지난 2년간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를 누비며 활발한 세일즈 외교를 펼친 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함께한 총기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UAE 국영기업과 10년간 10억 달러 규모의 부품 공급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겁지만 좋은 상품을 가지고 있어도 수출 길을 열지 못하거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많은 도움이 필요한 기업이 있다”며 “해외 진출 전용 바우처와 정책자금 지원과 같은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신속하게 준비하는 등 앞으로 세계시장이 여러분의 시장이 되고 80억 인류가 여러분의 고객이 되도록 세일즈 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중기부·외교부 장관, 대기업 총수, 해외 한상 기업 대표, 중기인들과 함께 ‘글로벌 원팀호(號)’를 출항시키는 퍼포먼스를 통해 민관이 원팀이 돼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김 회장도 개회사를 통해 “K푸드와 K뷰티, K콘텐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지금이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적기”라며 “재외공관은 중소기업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대기업과 재외동포 경제인들은 현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중소기업도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마련된 중소기업이 생산해 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K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부스도 방문했다. 미국 대형 유통체인점에 입점해 출시 10일 만에 250톤 물량을 완판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냉동김밥과 떡볶이, 김스낵 등을 참석자들과 시식을 하기도 했다. 국내외 젊은 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는 글로벌 셀프 포토 스튜디오 브랜드 ‘인생네컷’ 부스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출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모범 중소기업인과 모범 근로자, 육성 공로자, 우수 단체에 금탑산업훈장 등 총 92점의 정부 포상도 수여됐다.
금탐산업훈장은 최금식 선보공업 대표와 김정희 에이치엔에스하이텍 대표가 수훈했다. 최 대표는 세계 최초로 선박 모듈 유닛 개념을 도입해 공정 단순화를 통해 조선 업계의 혁신적인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했고, ‘LNG 가스연료 공급 시스템’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비영리 공익법인을 설립해 빈곤 국가 학교 설립과 국내 저소득층 대상 장학 사업을 추진하는 등 국내외 교육 소외 계층을 지원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에이치엔에스하이텍을 디스플레이 이방성전도필름(ACF) 업계 국내 1위(세계 3위) 업체로 성장시켰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설비 확대를 통해 소부장 소재 사업의 국산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힘쓴 점이 높이 평가됐다. 여기에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기부 활동과 지역사회 공헌에도 기여했다.
은탑산업훈장은 정도헌 종이나라 대표와 여경목 에스앤디 대표, 김종원 원텍 대표 등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