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최근 대중문화계에서 잇따라 불거진 하이브-어도어 사태와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혐의 등과 관련해 “뭐라고 표현 할까, ‘사회적인 병리현상’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정말 걱정도 되고 실망도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문체부 정책현안 브리핑’에서 “K팝이 잘 가고 있지만 그 마음속에 욕심이 있는 것”이라며 “서로 내가 잘했다, 네가 잘못했다 하면서 결국엔 (한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호중 가수도 왜 그랬는지 안타깝다. 너무 엄청난 일로 번졌다”고 덧붙였다.
또 “예전에는 어려운 시절에 먹고 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할 때는 이런 일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도 아닌데도 그러고 있다.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만 당사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나 한쪽 편을 드는 상황은 피하려고 애썼다. 또한 이런 문제들에서 문체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음도 내비쳤다. 그는 “문체부로서는 (정책적으로) 좋은 사례를 더 많이 찾아내고 밑바닥에서 열심히 하면서 바꿔 나가는 분들을 더 도와주고 힘 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재 가능성에 대해서 윤양수 콘텐츠정책국장은 “저희도 여러 방면에서 협의하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K팝) 4대 기획사 만나기도 어렵다. 언론이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브리핑은 유 장관이 문체부 현안, 정책과 관련해 매월 정례적으로 출입 기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첫 자리였다. 당초 ‘국제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논의하는 계기였는데 이외에도 다양한 현안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이날 유인촌 장관은 “한글날을 기점으로 뭔가 해보겠다”면서 경복궁 광화문 한글화 논의의 불씨를 살려가려고 애썼다. 그는 지난 14일 경복궁 수정전 앞 마당에서 진행된 세종 탄신 하례연에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처음 언급한 바 있다.
유 장관은 이날도 “세종대왕 동상이 (경복궁 광화문) 앞에 있는데 그 뒤에 한자로 쓰인 현판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견임을 강조하며 “현판이 조선시대부터 있던 것이면 보존하는 게 좋지만 새로 만들어 단 것이니, 고증으로 만든 것은 박물관에 전시하고 한글로 다시 거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한글학회는 훈민정음해례본에 있는 글씨로 준비해놨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과도 협의해야 하는데, 국민적인 논의가 괜찮지 않을까”라며 “국가유산 보존과 활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조선시대부터 있던 건물은 사용 안 하더라도, 복원해서 새로 지은 건물은 쓰는 게 낫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또 문체부가 만들고 있는 안무 저작권 지침과 관련해선 “문체부로서는 저작권을 보호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안무가 등 업계 의견 수렴을 통해 주요 쟁점 연구 용역을 거쳐 표준계약서를 제정하는 것을 연내 목표로 하고 있다.
유 장관은 “과거에는 그런 개념이 희박했는데 최근 K팝에 들어간 춤이 유튜브에 올라가고, 안무가가 만든 춤이 세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그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표준계약서뿐 아니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신탁단체도 있어야 하니 계속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음원사재기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된 데 대해선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정상생센터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지난 2017년에 일어난 일”이라며 “민원이 제기돼 콘텐츠진흥원 센터가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고 조사가 끝나면 입장을 표명하든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아 대화한 일과 관련해 유 장관은 “이번에 (2004 파리올림픽) 성적이 저조할 것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오히려 체육인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면서 “그래도 의외로 메달이 나올 것 같다. 양궁, 사격, 펜싱은 메달 유망 종족이고 태권도에다 이번에 채택된 브레이킹도 있다.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