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역대 최대 규모 바이아웃(Buy Out·경영권 인수) 펀드 결성을 눈앞에 뒀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지난해부터 모집을 시작한 4호 펀드를 통해 총 32억 달러의 자금 모집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앤코는 약 1억 달러 출자를 준비 중인 한 기관으로부터 추가로 자금을 받아 올 7월까지 총 33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 역대 최대 규모로 4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4호 펀드와 공동 투자 형태로 추가 결성된 약 2000억 원의 프로젝트 펀드를 포함하면 이번 4호 펀드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7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앤코는 2011년 1호 펀드를 약 7억 5000만 달러로 결성했으며 2014년 2호(12억 달러), 2019년 3호(26억 달러) 등으로 매번 규모를 키워왔다.
한앤코의 4호 펀드에는 처음으로 국내 기관들이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2500억 원 이상의 굵직한 투자를 집행했으며 4대 금융지주와 대형 증권사 등을 포함해 국내에서만 총 1조 원 이상 자금을 쓸어 담았다.
해외에서도 사우디와 UAE 등 중동의 국부펀드, 캐나다연기금 등 다수의 기관들이 출자자로 참여하며 명실상부 한국 최대 사모펀드로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국내 기관 사모펀드 약정액 순위에서 한앤컴퍼니는 1위로 13조6052억 원을 기록했다.
한앤코 펀드가 인기를 모은 것은 과거 운용 성과가 준수한 때문이다. 1~2호 펀드는 연 내부수익률(IRR) 25% 안팎을 기록하면서 투자 기관들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다. 2013년 1150억 원에 인수한 웅진식품을 2019년 대만 퉁이 그룹에 2700억 원을 받고 매각한 게 대표적이다. 2018년 인수한 중고차 업체 케이카는 2021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이미 원리금 이상을 거둬들였다.
3호 펀드를 통해 3825억 원을 들여 인수했던 SK에코프라임도 지난해 4000억 원대 후반 가격에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탈에 매각 성공했다. 같은 펀드에서 투자한 기업 중 한 곳인 SK디앤디는 지난 3월 SK이터닉스로 인적분할하고 최근 일부 지분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해 투자금 회수에 물꼬를 텄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앤코의 이번 4호 펀드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단일 국가 바이아웃 펀드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사모펀드의 자금 모집이 쉽지 않은 시기에 나온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