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AI 교과서, 공교육 빈틈 메울 것"

■정제영 KERIS 원장 인터뷰
데이터 편향·저작권 문제 개선
학생 수준별 커리큐럼 구성 가능
내년 3월까지 시스템 안착 주력
'나이스' 먹통 없도록 보안 강화
디지털교육 패키지 수출도 검토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모든 학생이 자신의 학습 속도와 수준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교육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KERIS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정 원장은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AI 디지털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이전까지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편향을 최소화하고 정보 보안을 강화하는 데에 힘쓸 계획이다. 또 저작권 문제 등 잠재적인 AI 리스크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예방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 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에 쓰이는 저작물의 양이 많고 이용 방식도 기존의 교과서와 다르다”며 “KERIS에서 저작권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내년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이 공교육을 개인별 맞춤형 교육 체제로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형 처방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며 “교사는 AI를 활용해 학생 맞춤형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개별화 수업을 설계해 조언해주는 학습 코치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AI 디지털교과서 활용으로 교사들의 수업 준비 부담이 줄면서 학생과의 소통이나 정서적 돌봄에 더욱 신경 쓸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학교 현장에 디지털 AI 교과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뒤에는 디지털 교육 경험과 기술을 패키지화해 해외로 수출할 계획도 있다. 정 원장은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사업 성과인 AI 디지털교과서와 교원 디지털 역량 체계,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모델을 주제로 한 주력 프로젝트를 발굴할 것”이라며 “유관 국내·국제기관과 함께 우수한 한국의 교육혁신 정책과 사업 모델이 전 세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글로벌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원장은 교육부에서 공직생활을 거쳐 대학에서 미래 교육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며 AI가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정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한 명의 교사가 많은 학생을 가르치는 대량 교육 시스템”라며 “‘1대 다수’라는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학생 개인의 성장을 위한 교육을 운영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학생에게 각자의 학습 수준, 속도, 흥미 등을 고려한 맞춤화된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아이들 모두가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 같은 맞춤형 교육은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철학을 담아 ‘디지털 교육의 이해’ ‘챗GPT 교육혁명’ ‘AI융합교육개론’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교육’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정 원장은 지난해 행정전산망 먹통이 발생했던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지방교육행재정통합시스템(K-에듀파인) 등 교육행재정정보시스템의 안정성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원장은 “교사의 업무가 집중되는 학기 초에 동시 사용자가 늘더라도 서비스의 지연이 없어야 하고, 일부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도 전체 서비스에 영향이 없어야 한다”며 “시스템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전한 교육 정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나이스 4세대가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의 사전 점검과 재해복구 모의훈련을 강화할 예정이다. K-에듀파인의 경우 운영 환경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으로 고도화하고 재해복구시스템을 새로 구축한다. 올해 부터 ‘K-에듀파인 운영환경 고도화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ISMP)’ 수립에 착수해 오는 2027년까지 운영환경 고도화 작업을 마친다.


정 원장은 학술연구자들을 위한 디지털 연구 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와 대학공개강의서비스(KOCW)통해 제공되는 학위논문 및 동영상 등 다양한 학술 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양질의 민관학 협력체제를 견고히 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원장은 “KERIS가 국가 디지털 교육 혁신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KERIS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대한민국의 디지털 교육 혁신을 이끄는 중심 기관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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