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사업의 경쟁력이 부각하면서 새로운 AI 관련주로 주목받고 급등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 2900원(13.38%) 오른 10만 9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7월 28일(11만 600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가다. LG전자 주가가 10만 원을 넘어선 것도 올 1월 2일(10만 14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LG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린 투자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였다. 외국인은 LG전자를 1341억 원어치 쓸어 담으며 순매수 리스트의 압도적인 1위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고 기관도 1066억 원 매수 우위로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대규모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량도 675만 8508주를 기록해 전날(46만 3903주)의 14배 이상에 달했다.
LG전자가 갑자기 강세를 보인 것은 AI 관련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실적이 양호한 전자 회사임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달리 이전까지는 AI와 큰 관련이 없는 기업으로 분류돼왔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이달 27일 KB증권이 LG전자에 대해 전 세계적인 AI 데이터센터 증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평가한 보고서가 주가 급등의 기폭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진단에 힘입어 전날에도 2.44% 상승한 바 있다.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LG전자에는 현재 19명의 AI 전문 임원이 포진했다. 이는 30대 그룹 가운데 AI 전문 임원이 가장 많은 LG그룹(55명) 전체의 34.5%에 해당하는 수치다. LG그룹의 전체 AI 전문 임원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25명에 불과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대세는 수랭식, 액침 냉각 등을 혼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냉각 시스템 분야에서 LG전자는 종합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 냉난방 공조 시스템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며 “이에 힘입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4조 407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전문가들은 올해 LG전자가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경쟁력을 제외하고도 가전, 자동차 부품 부문 등에서 골고루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주가가 한동안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가전 수요의 일부 회복, 사업 다각화 효과로 실적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