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과 피카소, 뭉크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이 6월 서울 곳곳의 전시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일부 전시에는 작가가 최초로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어 미술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오페라 갤러리 서울에서는 6월 10일부터 7월 13일가지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 16명의 역사적인 거장의 ‘종이 작품’ 전시가 열린다. 종이 작품은 국내 소장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지 않다. 작품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고 종이 작품의 작품성을 저평가 할 수는 없다. 많은 작가들은 휴대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종이에 초기 아이디어를 스케치했고, 창의적 한계를 시험하는 새로운 기법을 종이에 탐구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드로잉과 판화는 현대 미술과 동시대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예술적 움직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다.
갤러리 측은 “피카소는 후기 작품에서 자연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종이를 사용했으며, 게오르그 바젤리츠는 20세기 후반의 작업을 위한 연구에 종이를 활용했다”며 “종이 작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6월 말쯤 미술사학자, 컬렉터 등을 초빙한 패널 토론의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종이가 단순한 스케치나 초기 아이디어를 위한 매체가 아닌 독립된 예술작품으로서 위치를 확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이달 29일부터 7월 27일까지 팝 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개인전, ‘빛나는 그림자: 요셉 보이스의 초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중들이 흔히 알고 있는 워홀의 대표적 작품들이 아닌, 워홀에게 큰 영감을 준 또 다른 거장 요셉 보이스의 초상에 집중한다. 두 사람은 1979년 독일 소재 한스 마이어 갤러리에서 개최된 전시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다시 만났고, 워홀은 자신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해 펠트 모자를 입은 보이스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 이미지는 워홀이 1980년부터 1986년 사이 제작한 스크린 프린팅 초상화 연작의 근간이 되었다. 워홀은 초상화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매체적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트라이얼 프루푸(Trial Proof), 라인 드로잉 등 작가의 초기 실험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다. 보이스의 초상화는 뉴욕 현대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런던 테이트 등 세계 유수의 기관이 소장했다. 이 같은 일련의 작품이 한 자리에 전시되는 것은 1980년 대 이후 처음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9월 19일까지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열린다. 국내에서 뭉크는 그의 작품 ‘절규’로 잘 알려져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절규’를 넘어 뭉크의 예술적인 공헌을 돌아보는데 집중한다. 뭉크 미술의 최고 권위를 가진 노르웨이 뭉크 미술관을 포함해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140여 점의 작품을 14개 섹션으로 전시한다. 석판화 위에 뭉크가 직접 채색한 전 세계에 단 2점 뿐인 ‘절규’와 ‘키스’, ‘마돈나’, ‘불안’, ‘뱀파이어 등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판화 위에 다시 채색해 작품에 독자성을 부여하는 ’핸드 컬러드 판화'를 최초로 시도했다. 단 하나의 작품만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작품은 유화와 동일한 지위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