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반민주적 폭거” “독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본회의 표결에도 불참하는 여당, 무조건 거부권을 건의하는 장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통령, 이게 제정신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과 민주유공자법 등 야당이 지난 29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4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원내대표는 “100번째 200번째 거부권도 행사하실 것인가”라며 “언제까지 국정운영을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할 것인가. 정말 비겁하고 쪼잔한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또 “소수 여당이 몽니를 부리면 무조건 법안을 거부하는 게 민주주의인가. 독재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대통령의 폭주를 더 좌시하지 않겠다. 대통령이 ‘묻지마 거부권’을 남발한 법안들을 반드시 다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국회 재표결 결과 폐기된 ‘채상병특검법’ 재추진 의사를 재차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는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시간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이 대통령실, 정부, 여당 고위 관계자들과 40여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대통령이 사건 은폐의 몸통이라는 물증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 은폐, 조작의 몸통은 윤 대통령이고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 경호처장, 집권 여당이 공범이란 정황들 아닌가”라며 “채상병 특검법을 빠르게 재추진해 모든 의혹을 반드시 규명하고 범인을 찾아내 책임을 지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을 언급하는 발언도 있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여야 합의가 아니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 헌법이 규정하는 다수결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회에 주어진 헌법적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쏘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헌법이 부여한 거부권 권한마저 사유화한 대통령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