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우주개발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의 개청을 계기로 한국의 ‘우주영토’를 넓히는 우주 광개토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에 태극기를 꽂겠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고 소행성과 심우주 탐사에 나서는 등 현재 우주강국들만 성공한 고난도 임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30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에서 열린 개청 기념행사에 참석해 “2032년 달에 우리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2045년 화성에 (착륙해) 태극기를 꽂기 위한 스페이스(우주)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면서 “500년 전 대항해시대에 인류가 바다를 개척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듯 이제 우리가 우주항로를 개척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스페이스 스탠더드(우주 표준)’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올해 7000억 원 수준인) 우주 관련 예산을 2027년까지 1조 5000억 원 이상으로 늘리고 2045년까지 약 100조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행사에 이후 제1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주재하고 우주 광개토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우주위는 위원장이 기존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된 후 처음으로 열렸다. 특히 이날 회의는 우주항공청 출범을 기념해 우주위원뿐 아니라 정관계 및 산학연 인사, 시민·학생 등 2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이 2045년 우주항공 5대 강국 입국을 위한 ‘우주항공청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우주항공청의 우주개발 임무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과 민간 지원 등을 통해 지구 저궤도 우주를 상업화하는 우주경제 실현과 달·화성·소행성 등 심우주 탐사를 통해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투 트랙으로 이뤄진다.
수송 분야에서는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중대형 인공위성인 500㎏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린다. 재사용 발사체는 한번 쏘아 올린 발사체를 회수해 여러 차례 발사에 활용함으로써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아직 스페이스X만이 제대로 상용화했다. 우주항공청이 관련 조직을 꾸리는 중인 만큼 사업 기획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 고도화, 차세대 발사체 개발, 민간 우주발사장 구축, 관련 규제 개선도 지속 추진된다.
탐사 분야에서는 소행성과 ‘제4 라그랑주점(L4)’ 진출 계획이 새로 추진된다. 2029년 불과 3만 2000㎞ 거리로 지구에 근접하는 아포피스 소행성을 탐사하는 사업은 한 차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했지만 이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L4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평형을 이뤄 우주정거장이나 우주망원경을 띄우기 좋은 5개 라그랑주점 중 하나다. 위성 분야에서는 15㎝급 초고해상 위성 개발, 국제협력 분야에서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이어 화성 탐사 계획인 ‘문 투 마스’ 참여 등을 추진한다. 우주항공 클러스터 구축 등을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산업 분야와 우주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혁신 분야 추진 전략도 마련됐다. 아울러 정부는 우주항공정 개청일인 5월 27일을 국가 기념일인 ‘우주항공의 날’로 지정해 국민 관심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주항공청 개청 기념행사에 앞서 사천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미래 세대와 함께하는 우주항공 축제’에 참석해 우주항공 경진대회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시민들과 함께 블랙이글스와 KF21 축하 비행을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