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가족 다시 화해 무드…마진콜 우려 의식했나

자사주취득 및 배당도 적극 검토
주가하락에 반대 매매 우려 커져
일가 지분 매각 속도 낼지 관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14일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한미약품 본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인 송영숙 회장과 자녀들인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이 합심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송회장과 자녀 등 창업주 일가는 30일 한미사이언스 명의로 낸 보도자료에서 이 같이 밝히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어온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해 일치된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속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증권사의 마진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가 부양 등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송 회장과 임종윤·주현·종훈 등 세 자녀는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308만여 주를 상속 받았다. 약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도 안게 됐다. 오너 일가는 상속세를 5년 간 분할 납부하기로 했고 지난 3년 간 이행했다.


송 회장은 지금까지 상속세 1120억원을 납부했고 임종윤·주현·종훈 남매는 각각 520억원, 510억원, 570억원을 냈다. 재원은 은행·증권사 주식담보대출을 최대한으로 받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아있는 상속세는 약 2644억 원으로 자금사정으로 700억 원 규모의 3차 상속세 납부를 연말까지 미뤄둔 상태다.


현재 상속세 재원 마련은 요원한 상태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으로 담보 받은 대출은 4400억 원 수준이다.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상속 시점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해 추가 주식담보 대출 여력은 크지 않다. 오히려 오너 일가는 증권사가 담보로 빌려준 주식이 하락한 만큼 추가 담보물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이 떨어지면 대주주 지분에 대한 반대매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너 일가는 이번에도 상속세 해결을 위한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증권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 지분을 묶어 매각하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지분을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의견이 일치돼야 하는 만큼 이번 입장 발표를 통해 지분 매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속도감 있게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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