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군 훈련에 소총을 장착한 로봇 개가 처음 등장하면서 곧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앞서 미국에서 먼저 전투용 로봇 개가 공개되면서 양국이 군사용 로봇 개발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30일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진행한 캄보디아와의 합동훈련에서 돌격 소총을 장착한 로봇 개를 처음 선보였다. 인민해방군 소속 병사인 첸웨이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소총을 부착한 로봇 개가 적을 발견한 후 화력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며 "우리의 도시 공격 및 방어 작전을 위한 새로운 팀원이 됐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이 공개한 영상에서 로봇 개는 점프를 하고, 발뒤꿈치를 들며, 팀을 이끌고 소총을 쏘며 훈련을 하기도 한다. 로봇 개에는 '유니트리'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4족 보행 로봇으로 유명한 중국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사의 로봇 개는 2022년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상하이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의 명령을 내리기 위해 등에 확성기를 매달고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앞서 유니트리는 자사 제품을 중국군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혀 중국 인민해방군이 어떻게 로봇 개를 조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니트리 측은 "자사 제품이 제조됐으며, 군사적 목적으로 배치하는데 관여하지 않았다"며 "군사 관련 당사자와 어떠한 계약적 또는 사업적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유니트리는 아마존에서 인민해방군이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로봇 개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훈련에서 인민해방군이 로봇 개를 집중적으로 시험하고 있으며, 합동 군사 훈련에 처음 참가한 것은 새로운 플랫폼이 일정 수준의 기술적 성숙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군사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잘 보여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인민해방군의 로봇 개 공개는 미국의 자금이 중국의 군사 목적 기술 사용을 촉진하는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려는 미 정부의 결의를 강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기술이 중국군을 지원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명령을 발표했고, 미 상원도 지난해 대(對)중국 투자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사업을 제한하는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미군도 로봇 개를 군사 작업에 투입하기 위해 훈련 중인 사실이 공개됐다. 미 군사매체에 따르면 미 해병대 특수전사령부(MARSOC)는 인공지능(AI) 기반 소총을 탑재한 로봇 개를 테스트 중이다. 이 로봇 개는 미국의 사족보행 로봇 개발업체 고스트 로보틱스가 개발한 제품으로 방산업체 오닉스 인더스트리의 AI 기반 소총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으며, 사람이나 드론, 차량 등을 자동으로 감시하고 추적해 원격 운영자에게 잠재적인 표적을 위치를 보고하도록 개발됐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화염방사기를 장착한 로봇 개 '써모네이터'가 판매를 시작하면서 총기와 달리 규제를 받지 않아 안전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