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수술 수가, 종전보다 최대 186% 오른다… "합당한 보상 제공"

생체·뇌사자 등 세분화해 차등
수가 469만원에서 최대 1341만원으로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고난도 수술인 신장이식 수술 분야에 적용하는 건강보험 수가(酬價·의료서비스의 대가)를 공여자, 수술상황 등을 세분화해 종전보다 최대 186%까지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그간 수가가 단일하게 책정돼 있어 어려운 수술·시술이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신장이식 분야 수가 개선방안을 논의해 추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현행 ‘행위별 수가’ 체계 하에서는 난이도가 높은 수술·시술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이른바 ‘5·3·2 투자’라는 이름으로 필수의료 분야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우선 난이도가 높은 내과계·외과계 분야 등에 5조원 이상을, 소아·분만 등 수요 감소 분야에는 3조원 이상,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등 협력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기조 아래 정부는 3월 고위험 신생아 등 중증 소아에 대한 수술 수가를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중증 심장질환 중재 시술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는 '고난이도 신장이식' 분야 수가 개선을 추진한다.


신장이식은 그 난도에 비해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같은 신장이식이라도 생체 이식인지 뇌사자 이식인지 분야에 따라 난도가 다르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단일 수가로 책정돼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7월부터 변경된 수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신장 적출술을 뇌사자 적출술과 생체 적출술로 나눈 후, 난도에 따라 생체 적출술 수가는 20%, 이식된 신장 적출술 수가는 132% 올리기로 했다. 신장 이식술도 뇌사자 이식술, 생체 이식술, 재이식술로 세분화한다. 뇌사자 이식술과 생체 이식술 수가는 각각 120% 인상, 재이식술 수가는 186% 인상하기로 했다.


변경된 수가 체계를 적용하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신장 이식술을 실시했을 때 기존에는 업무량 등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수가가 469만원으로 동일했지만, 앞으로는 세분화된다. 뇌사자와 생체 신장 이식술은 기존보다 120% 인상된 1032만원의 수가가, 신장 재이식술은 기존 대비 186% 인상된 1341만원의 수가가 각각 적용된다. 환자는 진료비의 10%만 부담한다.


전 실장은 “신장이식술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평생 투석이 필요한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 제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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