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인 AI폰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초반 주도권 확보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7월 ‘AI 폴더블폰’인 ‘갤럭시 Z6’ 시리즈를 공개하며 하반기에 시작될 애플의 반격에 대비한다.
31일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AI폰 시장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는 판매량 점유율 58.4%를 기록했다. 샤오미·비보·오포 등 중국 제조사와 구글이 지난해 말과 올 초에 줄지어 출시한 AI폰 판매 경쟁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종별로도 ‘갤럭시 S24 울트라’ 30.1%, ‘갤럭시 S24’ 16.8%, ‘갤럭시 S24 플러스’는 11.5%를 기록해 ‘갤럭시 S24’ 시리즈가 나란히 1~3위에 올랐다.
아직 AI폰을 출시하지 않은 애플 아이폰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 외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한 ‘갤럭시 S23’ ‘갤럭시 S22’ 등 구형폰들은 이번 집계에서 빠진 만큼 실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집계치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같은 AI폰 판매 점유율에 대해 “생성형 AI 기능인 대화·회의 녹음·정리, 서클 투 서치, 실시간 번역 기능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라며 “이를 강조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자체 생성형 AI모델 ‘가우스’와 구글 ‘제미나이’ 등을 내장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빠르고 안전하게 AI 기능을 쓸 수 있는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폰이다. 실시간 통화 통역, 문자와 메신저 번역, 웹사이트 번역과 요약, 사진과 동영상 편집 등을 지원하며 구글과 협력해 간편한 이미지 검색 기능도 제공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600달러(약 83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AI폰 판매 비중이 70% 이상이었다”며 “향후 전체 스마트폰 중 AI폰 판매 비중은 11%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향후 5년간 AI폰 점유율의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할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폴드6’와 ‘갤럭시 Z플립6’에도 생성형 AI를 탑재해 공세를 이어간다. 서클 투 서치에 이은 AI 기능 추가도 기대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15 출시에 맞춰 삼성전자도 갤럭시용 운영체제(OS) 원UI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며 최근 양 사 임원이 만나 AI 협력 확대를 시사했다. 애플은 9월 ‘아이폰16’ 공개에 앞서 6월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아이폰 운영체제(iOS)에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