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싸움' 예고한 의료계에… 정부 "집단행동 무의미"

"내년도 의대증원, 확정된 '과거의 일'"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시작
기존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다음달부터 의대정원 증원 등을 저지하기 위한 ‘큰 싸움’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집단행동은 무의미하다”고 응수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면서 전공의 이탈 등을 통해 여러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미 증원은 확정된 상태로, 이와 관련해 집단휴진 등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집단행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25학년도 증원과 관련된 건 과거의 일”이라며 “정부는 의료진이 50% 이상 차지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전문위원회를 운영하는데, 미래를 위해 (의료계가) 동참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전날 서울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 (의대) 교수님들도 기꺼이 동의해줬다. 이제는 개원의, 봉직의도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했던 의사 총파업 등 구체적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이날부터 시작한다. 전 실장은 “전공의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법이 2026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이에 앞서 오늘부터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본격 실시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앞서 지난 17일까지 시범사업에 참여할 병원을 모집했으며,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심사위원회 검토를 거쳐 서울성모병원 등 총 42곳을 최종 선정했다.


시범사업 대상 병원 중 강원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안암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인하대학교병원 등 6곳은 이날부터 바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나머지 36곳은 병원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내년 4월까지 진행하며 각 병원은 근무 형태·일정 조정, 추가인력 투입 등을 통해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줄인다.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2016년 92시간에서 2022년 77.7시간으로 줄었지만 외국에 비하면 과도한 수준이다.


다만 전공의들이 현재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100일 넘게 의료현장을 이탈한 상태에서 시범사업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 실장은 “전문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방법도 있고, 당직 스케줄 변경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며 “각 병원에서는 진료지원 인력이 어느 정도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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