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종합적으로 수사할 특별검사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강화된 ‘채상병특검법’을 당론으로 재발의한 데 이어 이틀째인 31일에도 ‘특검 카드’로 대통령실과 여당을 압박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며 윤 대통령과 악연이 깊은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 가방 수수 및 양평고속도로 의혹까지 정조준하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당론 발의는 아니지만 민주당 의원 17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법안에는 특검 수사 대상으로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허위 경력 기재 △뇌물성 전시회 후원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민간인의 대통령 부부 해외 순방 동행 △명품 가방 수수 △양평고속도로 변경 등 ‘7대 의혹’이 모두 명시됐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 2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어서 여당의 반대는 자명하다.
수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장 6개월 안에 100여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압수수색 등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전담 법관도 따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이 법안에 담겼다. 피의자가 자수·자백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제출할 때는 형을 감면한다는 내용 또한 포함됐다.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의 최종 목표가 윤 대통령이라는 점도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통화한 사실이 알려진 만큼 윤 대통령도 수사선상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대통령실 개입 사건이 대통령 직접 개입 사건으로 완전히 판이 뒤집어졌다”며 “이제 해병대 특검은 윤석열 특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구성 협상 역시 국회법에 따라 법정 시한인 6월 7일까지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확인하며 여당과 합의 불발 시 모든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에서 “대통령도 여당도 ‘법대로’ 좋아하지 않느냐. 법이 정한 대로 상임위와 본회의를 열기를 바란다”며 “6월 7일까지 최대한 타협을 위해 노력하고 안 되면 새 의장단에 요청해 반드시 상임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잇따른 초반 강공에 국민의힘은 “국회를 또다시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켜 진흙탕 싸움을 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강력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여야 합의 정신을 무력화하고 국회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