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권 일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로 보낸 축하 난(蘭)을 거절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 난 사진을 올리며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하여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 개원 이틀 차인 이날 당선인 300명 전원에게 난을 보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대부분 난을 받지 않았다. 김준형 의원은 “윤석열 불통령실에서 보낸 당선 축하 ‘난’을 버린다. 밤새 와있어서 돌려보낼 방법이 없다”며 “난은 죄가 없지만, 대통령의 불통은 죄”라고 비판했다. 정춘생 의원도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고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의 난을 거부한다”고 적었다.
서왕진 정책위의장은 “축하 난 거부권 행사에 동참하겠다”며 “대통령의 축하 난 안 받겠다. 반드시 통과되어야만 하는 채해병 특검법 공포안 국무회의 의결은 받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도 가세했다. 김원이 의원은 “국회가 윤 대통령에게 바라는 건 축하 난이 아니다. 반송하겠다”며 “지금이라도 국회가 의결한 채해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민주유공자법 등을 수용하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최민희 의원은 난을 복도에 내놓은 사진과 함께 “내어놓았으니 가져가십시오. 누군가 잘못 보낸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난이 뭔 죄가 있겠습니까. 난해합니다만 잘 키우겠다”면서도 “곧 축하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난에 물을 주는 사진과 함께 “대통령님의 지지율도 쑥쑥 오르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옹졸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국혁신당에게 민주 정당과 국민의 대표로서의 품격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의도 저버린 행태”라며 “마구잡이로 들이받고, 싸우기만 하는 분노의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