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계열사 CEO 불러 모은 최태원…1조 4000억 재산분할 대응 나섰다

소송 영향·대응 방안 논의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나란히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연합뉴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호출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2심 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날 최 회장은 SK그룹 CEO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날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회의에선 노 관장 측에 약 1조 원대 재산 분할을 결정한 2심 판단에 대한 대법원 상고 여부 그리고 이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이 확정돼 1조 원에 달하는 현금 재산 분할을 해야 할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매각 여부 또는 비상장사 SK실트론 주식 매각 등 다른 재원으로 조달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1991년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약속어음과 메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 원이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최 회장이 지분 17.73%를 보유한 SK㈜는 항소심 판결 당일과 이튿날 각각 9.26%, 11.45% 급등한 데 이어 이날 오전도 7.15% 상승 거래 중이다.


다만 최 회장이 주도하는 그룹 사업 추진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달 예정된 SK그룹 확대경영회의와 해외 출장 등 일정을 예정대로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회장 측은 가족 간의 사적 대화 등이 담긴 이혼 소송 판결문을 처음 온라인에 퍼뜨린 신원 미상의 유포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소송이 더 이상 개인의 일이 아닌 그룹 차원의 문제로 커졌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내외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최 회장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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