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완성차 업체가 수소차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부터 수소 내연기관, 수소와 전기 배터리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까지 개발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전동화가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소연료 개발에 대한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은 각기 다른 수소차 개발 전략을 통해 미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현대차가 점찍은 개발 방식은 수소연료전지차량(FCEV)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연료전지(스택)에서 발생하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수소를 사용해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3~5분 정도의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고압력·극저온의 저장이 필요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비효율적이다.
현대차는 FCEV의 내구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등 단점을 보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 FCEV를 출시하며 수소차 주도권을 확보했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맡아왔던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해 역량을 집중했으며 올해 초 수소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기도 했다. 내년 2분기에는 FCEV의 대표 격인 넥쏘의 2세대 모델을 출시한다.
도요타는 반면 수소연료전지와 함께 수소 내연기관 개발을 병행한다. 수소 내연기관은 연료만 수소로 대체하고 기존의 내연기관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내연기관에서 수소와 산소가 혼합·연소하며 발생한 폭발력으로 구동한다. 기존 내연기관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지만 수소연료전지에 비해 낮은 에너지전환 비율은 단점이다. 도요타는 올해 기술 개발의 ‘테스트베드’로 불리는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액화수소를 활용한 ‘코롤라 GR’을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도요타의 FCEV 관련 특허는 2만 2000개에 달한다.
혼다는 GM과 함께 FCEV에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차량 ‘CR-V e-FCEV’를 선보였다. 연료전지가 수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한편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으로 주행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부족한 수소 인프라를 배터리 충전으로 보완하면서 보다 긴 주행거리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부진한 수소차의 성적도 근시일 내로 만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FCEV는 전년 대비 30.2% 감소한 1만 4451대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대중이 원하는 수준의 수소차 개발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