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올 초 도요타 계열사의 인증 부정에 이어 본사 차원에서도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도요타자동차와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혼다, 스즈키 등 5개 업체로부터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국토교통성은 다이하쓰가 자동차와 엔진을 대량 생산할 때 필요한 인증인 ‘형식 지정’ 취득 과정에서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완성차 및 부품 업체 85개사의 과거 10년치 형식 지정 취득 신청을 들여다보고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일본의 도로운송차량법은 안전 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부정한 수단에 의해 형식 지정을 받은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정이 취소되면 다시 취득할 때까지 생산이 불가능하다.
도요타는 현재 생산 중인 자동차 3개 모델과 과거에 만들었던 4개 모델 등 7종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보행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성은 부정행위가 확인된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 등 3개 모델에 대해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르면 4일 관련 법률에 근거해 혼슈 중부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도요타 본사에서 현장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고 사과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요타그룹 책임자로서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올바른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양산·판매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1월 말 계열사인 히노자동차, 다이하쓰공업, 도요타자동직기에서 품질 인증 부정이 발생해 사과한 데 이어 본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터지자 4개월여 만에 또 머리를 숙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효율 경영’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요타는 지난 10년간 생산 규모를 크게 늘렸다. 2013년 889만 대이던 글로벌 생산량은 지난해 1003만 대로 처음으로 1000만 대를 넘었다. 2023회계연도 영업이익은 5조 3529억 엔으로 일본 기업 사상 최초로 5조 엔을 넘어섰다. 국토교통성의 현장 검사 결과에 따라 도요타는 올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도요타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0% 감소한 4조 3000억 엔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