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가야금'에 궁중떡볶이까지…아프리카에 韓 알리기 나선 김건희 여사

김 여사, 청와대 상춘재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퓨전 한식 메뉴 포함된 공식 퓨전 판소리 공연도
공식 외부행사 이어 외교 무대로 활동 반경 넓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만찬 영접장에서 카를로스 빌라 노바 상투메프린시페 대통령, 마리아 드 파티마 아폰소 빌라 노바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배우자들을 상대로 퓨전 한식과 퓨전 판소리를 소개하는 등 우리 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공식 외부행사 참석에 이어 외교무대에도 적극 참여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행사’를 주재했다. 김 여사는 이날 16개국 정상 배우자를 위한 차담과 퓨전 국악 공연, 오찬 행사 등을 준비하고 제공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국 전통문화를 영부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공연 및 메뉴까지 수개월 동안 모두 섬세히 챙겼다.


정상 배우자들은 작은 백자와 한국·아프리카산 꽃으로 장식한 상춘재에서 매화차와 두부과자, 야채칩과 계절과일, 쿠키 등을 즐기며 차담을 나눴다.


오찬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조화를 의미하는 퓨전 한식이 제공됐다. 수프,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총 4개 코스로 마련됐는데 퓨전 한식을 기본으로 할랄과 채식, 락토프리 등 개인적 취향과 선호도 반영했다. 전채 요리는 모둠냉채로 오이선을 시작으로 문어강회(채식파강회)가 이어 나왔다. 기본찬으로는 더덕나물과 궁중 떡볶이, 백김치와 초당옥수수죽이 놓였다.


메인 요리는 할랄 안심 너비아니 구이와 구운 채소, 배추겉절이였다. 생선 요리로는 제주 옥돔구이가 준비됐다. 채식을 선호하는 배우자를 위해서는 두부구이와 구운 채소가 제공됐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미니김밥 외에도 쌈밥, 편수 등도 메뉴에 포함됐다.


오찬장에는 동서양의 현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첼로 가야금’의 퓨전 국악 연주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연주된 ‘바다소리’는 바다만을 상상하며 만든 곡으로, 참가국 중 11개국이 대서양 혹은 인도양과 접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조선시대 한양의 저잣거리와 현재의 서울을 상상해 만든 ‘한양’도 연주됐다.


오찬 후 녹지원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합작 판소리 공연이 펼쳐졌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민혜성 명창과 카메룬 태생 프랑스인이자 민혜성 명창의 제자인 마포 로르의 소리 협연이 판소리 고법 이수자 고수 최현동과 함께 이뤄졌다.


이들은 춘향가 중 사랑가, 진도아리랑 등 우리 판소리 대표 대목을 통해 한-아프리카가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사고로 팔을 잃은 아픔을 이겨낸 의수 화가 석창우 화백이 검정·빨강·초록·노랑·파랑의 범아프리카색을 이용해 여럿이 한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크로키로 표현하는 수묵 퍼포먼스 ‘사이클’을 진행했다. 석 화백은 ‘한-아프리카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다’는 낙관은 공연의 절정이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일부 국가를 고려해 상춘재 정면 출입문을 개방, 상춘재 우측 끝에 기도실을 마련하고 기도용 카펫, 시계, 나침반을 별도로 준비했다. 또 녹지원 야외공연과 날씨 등을 감안, 전북도무형문화재 선자장 ‘방화선’의 ‘듸림선’ 부채, 신사임당초충도 모티브의 손수건도 마련했다.


김 여사는 전날 진행된 공식 만찬 행사에서도 윤 대통령과 함께 아프리카 정상들을 맞이했다. 만찬장에서도 윤 대통령 옆에 배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정상 부부 오찬 일정을 소화하며 5개월 만에 공개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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