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 6월 차기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 통합단체장을 선출해 완전한 행정통합을 이루기 위한 절차가 정부를 중심으로 본격 시작됐다.
행정안전부가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계 중앙부처가 참여하는 전담팀(TF)를 구성해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키로 하면서 향후 통합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향후 논의 과정에서 국가 권한을 어느 정도까지 통합단체에 이양할지,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 타 지역 국회의원의 동의를 어떻게 받아낼지 등은 넘어야할 산으로 꼽힌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위한 첫 ‘4자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서는 행정통합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 등이 중점 논의됐다.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홍 시장은 “대한민국은 지난 100년 동안 3단계 행정체제로 이뤄져 왔는데 이제는 2단계 행정체제로 전환을 할 때”라며 “TK 통합이 지방행정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문제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 균형, 저출산 등인데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TK 행정통합”이라며 “행정통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판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TK 행정통합은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 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방향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과정에 수반되는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행정‧재정적 특례를 세심하게 하나하나 챙겨보겠다”며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도 “우리나라 최초의 메가시티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통합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전했다.
홍 시장과 이 지사가 행정통합이라는 큰 틀에서 이견이 없는데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통합 논의는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통합 필요성에 대한 시‧도민 홍보 및 여론조사, 시‧도 의회 승인, 통합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의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로드맵과 관련 홍 시장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TK 특별시장 1명만 선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 내로 시도의회 승인을 받고 통합 특별법도 통과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만약 TK 행정통합이 추진돼 2026년 7월 1일부터 단일 지자체로 합쳐지는 결실을 본다면 광역자치단체 간 첫 행정통합 사례가 된다.
그간 지자체 간 통합은 2010년 경남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 창원시’로, 2014년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 청주시’로 출범했으나 이는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이었다.
향후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광주와 연대할지도 관심이다. 홍 시장은 이미 난관이 많았던 TK신공항, 달빛철도 관련 특별법안을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고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광주와 적극 연대해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주가 적극 설득하면서 국회 문턱을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었다.
지난 1월 25일 국회를 통과한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헌정사상 최다인 261인의 여야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TK 행정통합은 민선 7기 시절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 지사가 ‘한뿌리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논의되기 시작됐다.
이후 2020년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해 구체적인 통합안까지 마련했지만 2022년 지방선거 이후 논의하자는 여론에 밀려 통합 추진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