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개시한 K라이스벨트 사업을 아프리카 농촌 지역 개발 사업으로 확대한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경험을 살려 아프리카 국가들도 식량안보 구축을 넘어 정주 여건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아프리카와의 농산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K라이스벨트 사업 대상국도 14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4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농업 콘퍼런스’에 참석해 K라이스벨트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마다가스카르·말라위·앙골라·짐바브웨 등 4개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로써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K라이스벨트 사업국은 기존 10개국에서 14개국으로 늘게 됐다.
정부가 2023년부터 실시한 K라이스벨트 사업은 쌀 생산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에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벼 종자 생산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수확량이 높은 벼 종자를 생산하고 농가에 보급하는 브랜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지난해 수확된 벼 종자 물량은 총 2321톤으로 당초 목표인 2040톤을 14% 가까이 상회했다.
이 종자들은 농촌진흥청 등이 아프리카 현지 기후 등에 맞게 개량한 이스리6, 이스리7 품종으로 1㏊당 연간 쌀 4~5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당 아프리카 평균 쌀 생산량(1.5~3톤)의 2배에 달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올해 벼 종자 수확 목표 물량은 3000톤으로 정부는 2027년께는 벼 종자를 연간 1만 톤 생산해 약 3000만 명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에는 가나에서 K라이스벨트 사업이 첫 착공에 돌입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2단계 사업으로 아프리카 농촌 개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에 1970년대 한국의 새마을운동 모델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970년 새마을운동 시작과 함께 1971년 통일벼가 개발돼 이듬해 전국에 보급됐고, 이는 우리나라가 쌀 식량 자급을 빠르게 달성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종자 생산 단지 내 안정적인 벼 종자 생산 등 지속 가능한 K라이스벨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아프리카에서도 참여 농가의 정주 여건 개선 등 농촌 개발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한국과의 농업 협력에 대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심이 매우 높기에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보릿고개’를 극복한 한국의 경험을 토대로 아프리카의 농업 발전을 돕고 K푸드, 한국산 농기계 등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해 농업 외교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