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10명 중 9명은 “어려웠다”…6월 모평 난이도 엇박자

가채점 결과 표준점수·등급 컷 지난해 ‘불수능’ 수준
변별력 확보 위해 정답률 낮은 문항 다수 포함된듯
올 수능 의대 노린 N수생 몰릴 가능성 커
"평가원, 난이도 명확히 밝힐 필요 있어"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원 6월 모의고사를 위해 시험지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치러진 6월 모의평가(모평)에 대해 수험생 10명 중 9명 이상은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EBS 대표 강사들의 분석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가채점 결과긴 하지만, 표준점수와 등급 컷도 이번 모평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 받는 지난해 수능 못지 않게 난도가 상당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의대 정원 증원과 맞물려 올 수능에 역대급 N수생이 몰릴 가능성이 큰 만큼,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이 난이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EBS가 공개한 고3 6월 모평 체감난이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5817명) 중 52.9%는 “매우 어려웠다”고 응답했으며, 37.3%는 “약간 어려웠다”고 답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응답자의 86.7%, 수학의 경우 72.3%, 영어의 경우 87.1%가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모평이 치러진 전날 EBS 대표 강사들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6월 모평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영어는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는데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가채점 결과는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던 이유를 보여준다. EBS가 분석한 국어 1등급 컷은 지난 수능보다 1점 낮은 132점으로 조사됐다. 수학의 경우 최고점이 지난 수능(148점)보다 높은 151점을 기록했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6월 모평 등급 컷에 따르면 국어 언어와 매체 1등급 컷은 83점, 화법과 작문은 85점, 수학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는 각각 77점, 79점, 85점으로 지난해 수능 대비 모두 낮았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도 1등급 비율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수능은 1등급이 4.7%로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종로학원은 1~2%, 메가스터디는 4.4%로 추정했다.


입시업계에선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은 확보하기 위해 교육 당국이 정답률이 낮은 문항을 다수 포함시키면서 난도 엇박자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과거 킬러문항이 있을 때는 킬러문항을 제외한 문항들의 경우 다수 수험생들이 쉽게 손을 댈 수 있었지만, 킬러문항을 배제한 이후에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 정답률이 20~30%대인 문제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올라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EBS 강사들의 평가를 정부 입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평가원이 직접 난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의대 정원 증원으로 올해 수능에서 N수생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월 모평보다 실제 수능 난도가 낮아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수험생들을 위해 평가원이 난이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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