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전용사 제대로 예우하는 게 보훈이고 최상의 국방이다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이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를 주제로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다. 추념식에서는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한 6·25 참전 유공자 이승초 씨가 산야에 잠든 전우를 생각하며 작성한 편지가 소개된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삼형제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된 이야기를 배우 김영옥이 내레이션으로 전하는 추념 공연도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올해 4월 현재 3만 8000여 명밖에 남지 않은 생존 6·25 참전 용사들이 온당한 예우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충일을 맞아 6·25 참전 유공자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65세 이상 참전 유공자에게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은 현재 월 42만 원으로 병장 월급 125만 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참전수당을 2027년까지 5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하지만 계획대로 실행되더라도 그 사이 병장 월급은 200만 원으로 더 높아지고 격차는 1 대 4로 되레 커진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 국가가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참전 용사들에 대한 예우를 이런 정도로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때다.


유공자회는 참전수당을 월 100만 원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평균 연령 93세인 고령의 참전 유공자 중 상당수가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가사도우미 등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국가의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는 살아남은 참전 용사들의 절절한 호소에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외의 다른 민주화 활동의 피해자들까지 지원하는 ‘민주유공자법’을 만든 더불어민주당도 6·25 참전 용사들의 여명(餘命)이 명예로울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싸운 호국영령과 참전 용사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게 진정한 보훈이고 최상의 국방이다. 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여야 정치권도 초당파적으로 힘과 뜻을 모아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