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3조弗 돌파…애플 제치고 2위 등극

액면분할·차세대 GPU 발표 호재
주가 고공행진…2주일새 25% 껑충
시총 2조弗 돌파 4개월만…1위 MS도 위협
삼성전자·하이닉스에도 '훈풍' 기대

엔비디아 로고가 새겨진 반도체.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시총 2위 자리에 올랐다. 시총 2조 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16% 급등한 1224.40달러(약 168만 원)로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3일 처음 1000달러를 넘어선 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2주일 사이 약 25% 올랐다. 시가총액은 3조 110억 달러(약 4134조 1000억 원)를 기록해 처음으로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3조 달러 돌파는 애플과 MS에 이어 역대 3번째다.


특히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6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를 회복한 애플을 제쳤다. 시총 1위인 MS(3조 1510억 달러)와의 격차는 불과 1400억 달러다. 반면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앞둔 애플은 이날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시총 3조 달러(3조 3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엔비디아 열풍에 시총 3위로 내려 앉았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올해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고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뉴욕장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10일부터 10분의 1 액면 분할 계획에 따라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대만에서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개막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Rubin)’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GPU 2위 업체 AMD가 추론에 특화된 MI300 시리즈 등으로 추격하고 있지만 ‘쿠다’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를 장악한 엔비디아를 단기에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실제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자신의 AI 스타트업인 xAI가 엔비디아의 GPU인 블랙웰(B200)을 내년 여름까지 30만 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내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반도체가 중심인 국내 증시에도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어느 때보다 엔비디아 주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엔비디아의 유일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사인 SK하이닉스(000660)는 올 들어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연초 13만 원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20만 원 고지를 처음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가를 연신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에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042700) 주가도 올 들어 178% 올랐다. 한미반도체가 생산하는 TC본더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칩을 적층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장비다. HBM 생산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전자(005930)도 4일 황 CEO가 “삼성전자는 HBM 테스트 인증에서 실패한 적이 없다”고 발언해 이튿날 주가가 2.79% 급반등했다. 삼성전자가 HBM의 엔비디아 납품에 성공하면 추가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HBM의 엔비디아 공급뿐만 아니라 D램의 영업이익률 상승, 메이저 팹리스의 파운드리 이원화 전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당장 HBM에서 반박자 느린 엔비디아 퀄 통과로 아쉬움이 있음에도 향후 전망은 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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