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자율주행에 베팅한 종근당홀딩스… M&A도 나서나

연초 투자 전문가 경영진으로 영입
반도체·자율주행 기술 등 대거 베팅
신약후보물질 수출로 실탄도 풍부
ADC 등 모달리티 확보 추진할듯



올해 초 투자 전문가를 대표로 영입한 종근당(185750)홀딩스가 제약·바이오 사업을 하지 않는 기업에 직접 투자한 것은 3년 만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종근당홀딩스는 올 3월에만 국내 상장사 17곳에 총 48억 4400만 원의 투자를 단행해 9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으로는 LG전자(066570)(2억 9300만 원) 등이 투자 대상이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띈다. 1분기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티이엠씨(425040)(3억 7300만 원) 등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 다수에 투자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카메라 모듈·배터리 검사 장비 사업을 하는 GS(078930)(1억 9600만 원) 등 정유 관련 기업에도 투자했다.


이번 투자가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종근당홀딩스가 주로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종근당홀딩스는 2015년 금호석유(011780)화학(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최희남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

이희재 종근당홀딩스 사내이사


이는 종근당홀딩스가 올해 초 투자 전문가를 경영진으로 영입하는 등 투자 기능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종근당홀딩스는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지낸 최희남 SC제일은행 의장을 대표이사, CJ그룹에서 인수합병(M&A)을 총괄했던 이희재 전 CJ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특히 이 이사는 2015년까지 JP모건에서 M&A를 담당했고 2015년 삼표그룹의 동양시멘트 인수, 2017년 CJ그룹에서 베트남 물류업체 인수, 뚜레쥬르 매각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종근당홀딩스는 이들을 선임하면서 “글로벌 금융회사, 대기업에서 다양한 M&A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사업과의 시너지, 신성장동력 발굴, 유망기업 투자 및 M&A 등 성장에 필요한 주요 의사결정에 뛰어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종근당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M&A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에 저분자화합물 연구개발(R&D)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종근당은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모달리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 병과 심장 질환 등의 적응증을 타깃으로 개발하던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13억 500만 달러(약 1조 7302억 원)에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로 기술이전하며 M&A 실탄도 확보한 상태다.


종근당홀딩스는 올 3월 주주총회에서 투자 관련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추가된 사업목적은 ‘신기술사업자, 창업자, 벤처기업,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투자 및 관리, 운영사업’, ‘엑셀러레이터 활동(창업자 선발, 보육, 투자 등)’, ‘벤처기업이나 창업자에 대한 투자’, ‘기업컨설팅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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