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황금빛 칵테일 만드는 숙련된 손놀림…막내린 '바텐더 국대 선발전'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코리아 파이널 가보니
김하림 바텐더가 한국 대표로 선출

지난 5일 ‘월드클래스 코리아’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하림 바텐더가 스피드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디아지오코리아

긴장된 표정의 바텐더가 무대 안으로 들어섰다. 칵테일을 만드는 기술 경연이 시작되자, 이 참가자의 눈빛이 달라졌다. ‘돈 훌리오 블랑코’를 40㎖씩 잔에 채운 그가 깻잎과 라임, 샐러리 솔트와 망고 같은 부재료를 이용해 잔을 황금빛으로 꾸며냈다. 참기름과 표고버섯 이용해 만든 홈메이드 오일로 맛도 냈다. 숙련된 손놀림이었지만 ‘최고들의 경쟁’인 만큼 일말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 이번 경연에 처음 참가했다는 홍기백 바텐더는 “여기까지 올라온 비결엔 약간의 운도 있었다”면서도 “탄산주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국내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바텐더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월드클래스 코리아 파이널 대회가 지난 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강남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앞선 예선에서 선발된 10인이 이날 국내 최고를 가려내는 마지막 관문을 두고 접전을 펼쳤다. 우승의 영예는 ‘앨리스 청담’ 소속 김하림 바텐더가 안았다. ‘돈 훌리오 리추얼’와 ‘스피드’ 챌린지 두 종목에서 합산 점수 1등을 기록했다.


김하림 바텐더는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텐딩 대회 ‘월드클래스 글로벌’에 참가한다. 이번에 한국 대표로 뽑힌 그는 각국에서 온 바텐더들과 경쟁하게 된다. 김하림 바텐더는 “우승자로 선정돼 매우 영광”이라며 “9월 세계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고 한국만의 바텐딩을 세계 무대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대회 주 종목으로 선택된 데킬라 ‘돈 훌리오’는 튀지 않는 풍미와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다. 최근 들어 와인과 위스키 이외의 ‘리큐르’도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을 두 눈으로 관찰하기 위해 유통사 바이어와 MD들도 이 대회를 찾았다. 협력 업체인 롯데마트와 GS리테일, BGF리테일 실무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디아지오는 조니워커·기네스·스미노프 같은 브랜드를 소유한 글로벌 주류기업이다. 월드클래스는 2009년 시작돼 올해 15회째를 맞았다. 차세대 바텐더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디아지오가 매년 여는 대회다. ‘바 씬’에선 가장 권위있는 경연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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