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부터 16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6개월 만에 해외 순방을 재개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각종 자원이 풍부한 중앙아시아 3국과 에너지,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의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하고 내년 국내에서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 부부는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의 공식 초청을 받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순방은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순방 이후 178일 만에 재개된다.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독일과 덴마크 순방을 검토하다 의대정원 확대 등 국내 정치적 사정으로 순연했다.
윤 대통령은 10~11일엔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다. 에너지 플랜트 분야 등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11~13일엔 우라늄, 크롬과 같은 핵심 광물이 풍부한 카자흐스탄을 찾는다. 13~15일엔 텅스텐과 몰리브덴 등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 내실화 방안이 논의된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협력을 핵심 어젠다로 올리는 한편 과학기술·기후변화·금융 등 실질 협력의 범위를 다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과의 핵심 의제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라며 “투르크메니스탄은 교역 규모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개국에서 각각 비즈니스 포럼도 열린다. 각국의 정부, 재계 인사가 참여할 방침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포함해 총 86개 기업·협회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중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는 정상회의가 창설되고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첫 회의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중앙아시아와의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도 추진된다. 인도태평양 전략,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연대 구상에 이어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세 번째 지역 외교 전략으로 중앙아시아에 특화된 전략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은 한국의 혁신 역량과 중앙아시아의 잠재력을 연계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자유’ ‘평화’ ‘번영’의 비전을 표방한다. 이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기본 원칙은 ‘동행’ ‘융합’ ‘창조’로 △자원 협력(R) △공적개발원조(O) △동반자 협력(A) △유기적 협력(D)을 뜻하는 ‘로드(ROAD)’ 추진 체계를 통해 이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