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자신감 "경쟁사 HBM보다 튼튼"

美 ECTC 2024서 우수성 어필

SK하이닉스의 HBM 흠집 실험 결과물.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자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자사 독자 기술로 만든 HBM이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튼튼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에서도 리더십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미국 덴버에서 개최됐던 ‘ECTC 2024’ 학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측은 “회사의 독자 제조 기술인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로 만든 HBM이 열압착-비전도성절연필름(TC-NCF)로 만든 제품보다 60%나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서 만든 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논문을 위해 뾰족한 도구로 HBM의 맨 윗부분에 장착된 D램을 찔러서 흠집을 내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자사 칩이 TC-NCF로 만든 HBM보다 흠집 수가 적었다는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는 HBM과 연산 장치를 결합하는 이종결합 패키징 공정을 할 때 외부의 물리적인 충격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수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 논문을 SK하이닉스가 라이벌인 삼성전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보다 더 뛰어난 HBM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결과물로 해석한다. SK하이닉스는 최대 HBM 고객사이자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인 엔비디아, 고급 반도체 패키징에서 세계 선두 자리를 꿰차고 있는 TSMC에 이 결과를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각광 받는 HBM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ECTC에서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점찍은 ‘수직 팬아웃(VFO)’ 개발 현황도 발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 없이도 연산장치 위에 4개의 LPDDR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지(FOWLP)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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