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巨野 ‘법사위 장악’ 속도전, 李대표 방탄용 의구심만 키울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7일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 후보 명단을 제출하고 10일 본회의를 열어 야당 단독으로 표결을 강행할 태세다. 거대 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의 힘을 앞세워 주요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려는 시도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법사위 장악 시도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을 최종 심사하는 ‘상원’ 같은 역할을 하면서 법원·검찰을 관할한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원내 제2당 몫’으로 배정했던 관례를 깨고 친명계 초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을 앉히려는 데는 입법 폭주 불사 의지가 깔려 있다.


민주당이 법사위 장악을 위해 무리하게 속도전을 벌이는 데는 더 깊은 의도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1심 법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사례금”이라고 판시했다. 이로써 세 가지 재판을 받고 있던 이 대표는 ‘대북 송금’ 의혹 연루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자 전방위 방탄 입법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수사하겠다며 특별검사법을 발의했으며 검찰과 법원을 겨냥해 ‘수사기관 무고죄’ ‘법 왜곡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 구하기’에 나선 민주당이 법사위를 압박 수단으로 삼아 이 대표 의혹 수사와 재판에 입김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주요 상임위를 독식하려는 시도를 접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함께 원 구성 협상에 나서야 한다. 여야가 국회 관례와 여야 합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상임위원장을 안배해야 대화와 타협의 의회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 거대 야당은 입법 폭주를 접고 의회주의와 법치주의에 입각한 의정 활동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이 시급한 경제·민생 살리기 입법은 외면하고 상임위 독식에만 몰두한다면 ‘수권 정당’이 되기는커녕 ‘방탄 정당’이라는 비아냥만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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