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039490)이 11일 카카오(035720)의 목표주가를 6만 9000원에서 5만 6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인공지능(AI) 경쟁력 약화 및 조직 내 경직성 증가 등을 지적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카카오의 본사 및 기타 사업부문 적정가치 산정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22.5배에서 20배로 하향하면서 목표주가를 이처럼 낮춰잡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유료 콘텐츠 사업부문의 총거래액(GMV) 성장 둔화와 서구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등을 감안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 가치를 하향 조정했다”고도 설명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A4용지 총 아홉 장 분량의 보고서 중 줄글로 카카오의 현 상황과 미래를 진단한 첫 번째 장에서 카카오의 AI 사업 전략을 제시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중장기적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조직 관리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증권사 보고서가 대부분 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거나 문제점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의 AI 사업에 대해 “톡비즈 및 주요 버티컬 사업부문을 관통하는 AI 전략 및 세부 액션플랜 수립에 있어서 매니지먼트 교체 후에도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유저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실질적인 결과물 창출·제시에도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가 확보한 다양한 분야에서 유저 데이터를 무기로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신속히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데이터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되고 AI 경쟁력을 놓칠 확률이 체증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의 조직 관리 현황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정립 및 내부 체계 개선을 위해 조직 관리에 집중하려 한다”고 우선 짚었다.
이어 “인터넷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매우 유연한 조직 관리 체계에서 창의적이고 새로운 서비스 기반으로 유저 범위를 넓혀야 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관리 중심 하에서 기존 서비스 중심의 성과 향유에 집중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대한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