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더 팔린 로또…'당첨금 증액' 부인에 판매액 원상복귀

'의견수렴' 언급에 16억 더 팔려
기재부 선긋자 예년수준 돌아와


지난달 마지막 주 로또 판매액이 16억 원 이상 급증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로또 당첨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해볼 이슈”라고 답한 것이 이상 급증세의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해 “당첨금 상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면서 지난주 판매액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동행복권 데이터의 당첨금과 판매액을 재추산해본 결과 최 부총리 간담회가 있었던 지난달 27일에 해당하는 한 주 동안 로또 판매액은 1155억 4000만 원으로 직전 주(당첨자 발표일 5월 25일) 1138억 9000만 원보다 16억 5000만 원가량 더 판매됐다. 정부 복권 관리 관계자는 “5월 이후 추석 명절까지 여름철은 로또 판매의 비수기에 해당해 1150억 원 이상 판매가 쉽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반짝 반등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8일 당첨자를 발표한 1123회차 로또 판매액은 1131억 원으로 예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실제 올해 23회차를 이어온 로또 판매액이 해당 회차보다 더 많았던 시기는 당첨자 발표일 기준으로 2월 10일(1266억 원), 2월 17일(1243억 원), 3월 2일(1171억 원), 3월 16일(1163억 원) 등 4회차에 불과했다. 이들 시기는 설 명절과 신학기 등 일종의 특수 상황에서 판매액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판매된 1069회차(당첨자 발표일 2023년 5월 27일)에는 1083억 원에 그칠 만큼 매년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일종의 ‘로또 비수기’에 이처럼 반짝 반등은 결국 최 부총리의 기자 간담회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현장 분위기와 답변의 앞뒤 맥락상 원론적인 ‘의견 수렴’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상향 검토’ 가능성까지 내다보며 판매액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기재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04년 이후 20년간 가격을 동결하는 한편 사행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며 “로또 당첨금 상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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