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왔다. 매번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번번히 뒤로 밀리는 올해에는 연준의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더 민감해지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투자자의 관심은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힌트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시장 참여자자들이 원하는 것만큼 뚜렷한 답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금처럼 연준의 코멘트나 표정 하나하나에 투자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격 변동 폭이 매우 커져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연준은 기존의 원칙론적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번 FOMC에서 투자자들은 연준의 행보를 파악하기 위해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먼저 지난 3월 FOMC에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1%로 상향 조정했던 연준의 시각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준이 발표하는 경제 성장률 수정치를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 미국 경제의 상황을 보는 연준의 시각이 그 전망치에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올해 경제 성장률 수준에 따라 향후 연준 통화 정책의 스펙트럼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연준이 발표한 경제 전망치를 보면 물가에 대한 전망치는 거의 변화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금 진행 중인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가 시장 참여자들은 더디다고 느낄 수 있으나 연준의 전망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장률 전망치는 당황스러울 만큼 가파르게 상향 조정을 지속하고 있는데 미국 경기가 연준의 전망을 크게 벗어나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발표되는 물가지표보다 경기 관련 지표에 연준이 민감할 수 밖에 없고 미국 경기의 강도가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런 흐름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기대치를 하회하고 일부 지표들이 부진하며 미국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지만 6월 연준의 전망치는 지난 3월 2.1%아래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례적으로 높았던 지난해 소비와 노동시장 지표들이 둔화되고 있지만 제조업 및 투자 반등이 일정 부분 상쇄시키고 있고 기록적인 기업이익을 감안하면 고용과 소비의 조정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향 조정 폭에 더 관심이 있다. 이미 지난 3월 연준은 올해 성장률을 1.4%에서 2.1%로 비교적 큰 폭으로 올렸다. 이는 통화정책 환경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2.1%는 미국 잠재성장률(1.7%~2.0%) 수준을 넘어서며 인플레이션 갭이 발생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3월 이전보다 통화정책에 대한 태도는 매파적으로 바뀌는 것이 당연하고 한두번 정도로 줄어든 금리인하 컨센서스는 이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6월 연준 성장률 전망의 핵심은 지난해 성장률 2.5%를 넘을 것 인가다. 연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다면 올해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 연준의 6월 수정 경제성장률은 지난 3월 2.1%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2.5%보다는 낮을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미 2.4%까지 올라와 있고 국제기구들의 전망치가 2.6~2.7%까지 높아져 있음을 고려하면 쉽게 마음을 놓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