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6조 2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9년 4조 8936억 원에 비해 27% 가량 성장했지만 매년 5~10%씩 커지던 시장은 2023년을 기점으로 기세가 꺾인 양상이다. 전년 대비 0.9% 성장에 그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성장세 둔화와 소비 위축로 인해 건기식 시장이 치열한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며 “저가 제품만 팔리고 있어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제품력으로 승부를 내야 하는 강소기업들의 해법은 결국 글로벌 시장이다. 지난 6~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뉴트리파이 투데이 C-스위트 썸플렉스(이하 C-스위트)’에 참석한 기업들도 해외 수출에 사활을 건 모습이었다. 기술력을 갖춘 한국 강소기업은 해외 기업들이 먼저 알아보고 러브콜을 보냈다.
프리미어 더마 화장품을 제조하는 보타닉센스는 C-스위트의 별도 세션 중 하나이자 투자 유치의 장(場)인 ‘배틀필드’에서 ‘톱5’ 기업으로 꼽히며 주목받았다. 박태선 보타닉센스 대표는 “현지의 최고 실력자라는 더마톨로지스트가 부스를 찾아줬는데 피부 회복을 돕는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한 눈에 알아봐줬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 전통 약재인 공진단을 헴프씨드 원료로 재해석한 ‘몽진환’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는 케이지바이오의 황우선 대표 역시 “인도가 ‘아유르베다’ 등 건강식품 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보니 그들이 접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복용법이나 제형, 스타일 등에 다소 거부감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복용을 해보더니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시장 공략의 성패는 “인도인의 스타일에 맞는 제형이나 복용법 등을 함께 고민해 줄 유통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느냐 여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지바이오도 이날 인도의 대형 제약기업과 자사 제품의 현지 공동 개발 및 출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K팝과 K드라마 등 세계적인 유행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라인의 한국 제품이 인도 하이엔드 마켓을 뚫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프리미엄 웰니스 브랜드 ‘페이퍼백’의 대표이자 2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도 유명한 최선정 aww 대표는 “저가형 제품이 ‘한국’이라는 이름표 덕에 무조건 팔리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인도에서도 ‘남다른’ 한국 제품에 관심이 기울이는 모습이 목격된다”며 “제품력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갖춘다면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인도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