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중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로 꼽히는 민간 신뢰를 회복할 좋은 기회라는 진단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지난 4월 시진핑 총서기(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제20기 3중전회를 7월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면적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 확대,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구축 등이 주요 의제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개최 날짜와 자세한 안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SCMP는 이날 칼럼에서 3중전회가 변화 및 희망과 연관돼 왔다면서 중국 미래에 대한 3중전회 중요성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짚었다. 그 동안 3중전회에서 중대한 경제 정책 방향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1978년 11기 3중전회에서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은 계급 투쟁 대신 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마오쩌둥이 후계자로 지목한 화궈펑은 축출됐고 '마오쩌둥의 생전 결정은 모두 옳다'는 교조적 정치 구호 '양개범시'(兩個凡是)는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장쩌민 전 주석이 주도한 1993년 14기 3중전회는 중국 목표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구축'이라고 선언했다. 일견 모순돼 보이는 이 문구는 사실상 계획경제를 거부하고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손실을 내는 국경기업을 폐쇄하고 선진국과 협상해 세계 경제 질서에 한층 광범위하게 참여하기 위해 이념적 장벽을 없앴다. 또한 국가 자본가들이 공산당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이들 회의가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설계하는 데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입증돼 내달 3중전회에서도 그러한 성공을 희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SCMP는 평가했다.
다음 달 3중전회는 1978년 이후 어느 때보다 중국에 변화가 필요한 가운데 열린다. 중국은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느린 경제 회복세와 높은 청년 실업률, 지속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방정부 부채, 전국적인 주택 시장 침체,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 긴장 고조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다. 특히 이번 3중전회는 민간 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했던 최근 몇 년간 정책 과잉과 다수 잘못된 조치들을 바로잡을 기회라고 SCMP는 지적했다.
민간자본은 신뢰할 수 없고 이윤 추구는 국가 권력에 의해 견제돼야 한다는 생각이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 정책의 근간에 있었다. 투자자와 소비자의 취약한 신뢰는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며, 이는 부분적으로 미래에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신뢰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다. SCMP는 이번 3중전회에 대해 "민간 자본과 그 소유주들에게 씌워진 이념적 꼬리표를 제거함으로써 나타난 신뢰의 공백을 메울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