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채권 투자의 새로운 황금기

■애덤 화이틀리 BNY멜론운용그룹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크레딧부문 헤드

애덤 화이틀리 BNY멜론운용그룹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크레딧부문 헤드

글로벌 증시를 대표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는 2000년 이후 연평균 약 5.25%의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높은 현시점에서 투자자는 주식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채권 투자를 통해 주식과 비슷한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채권 시장에 새로운 투자 황금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2022년 초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은 회사채 수익률을 급격히 상승시켜 많은 채권 투자자를 어려움에 빠트렸다. 하지만 이러한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투자자에게 이전보다 더 높은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일례로 AAA등급 회사채 수익률도 약 5.1%다. 이는 글로벌 주식 수익률인 1.9%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대다수의 기업 발행사는 시장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투자 등급 회사채의 70%와 하이일드 채권의 75%가 2022년 이전에 낮은 금리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큰 무리 없이 채무를 상환할 수 있게 되면서 채권 투자에서 가장 우려되는 신용 리스크는 완화됐다.


또 금리 인하가 임박한 상황에서 향후 몇 년간 기업들의 리파이낸싱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채권 투자자와 기업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채권 투자의 황금기 속에서 투자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투자자들은 특정 채권 지수를 추종하기보다는 액티브 투자 전략을 따를 것을 추천한다. 지난 10년간 패시브 투자가 늘어나면서 채권 투자 비용은 감소했고, 시장의 비효율성은 증대됐다.


그러나 채권 투자자들은 이를 역이용해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된 채권에 투자한다면 초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회사채뿐만 아니라 정부채, 지방채, 모기지담보부증권, 글로벌채권, 이머징채권 등 채권 시장 전반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패시브 채권 투자의 경우 채권 벤치마크가 주식 지수와 달리 부채를 기준으로 기업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패시브 채권 투자자는 의도치 않게 부채가 많은 기업에 노출될 확률이 높지만 액티브 채권 투자자는 기업의 성장과 신용을 기반으로 선별적인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액티브 전략의 리스크 관리는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더 탁월하다. 투자자들은 멀티 섹터 전략을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추구할 수 있다. 혹은 하이일드 채권과 같이 단일 섹터 전략을 통해 주식보다 낮은 위험으로 비슷한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일부 대규모 채권 펀드의 경우 듀레이션 포지셔닝에 지나치게 의존하므로 금리에 따라 매우 변동적일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자본 시장을 되돌아보면, 채권은 투자 매력도나 화제성 부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를 앞둔 현재의 경제 사이클에서 채권은 인컴, 수익, 낮은 리스크, 지속성 등 많은 투자자가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투자처다. 채권투자의 새로운 황금기는 바로 지금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