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여행사들은 잇따라 몸집을 줄이고 있다. 조직 슬림화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노랑풍선(104620)은 일본 현지법인 ‘YBJ(Yellow Balloon Japan)’를 청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YBJ는 지난 2018년 노랑풍선이 일본 후쿠오카에 일본 전문여행사 운영 노하우를 가진 개인과 합작해 만든 첫 현지 법인이다. 당시 노랑풍선은 자본금 1억 원의 30%인 3000만 원을 투입했다. 회사는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에 치중했던 데서 벗어나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이 법인을 활용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회사 운영을 중단한 이후 엔데믹에도 청산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노랑풍선 측은 “일본 현지법인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법인 운영을 재개하는 것도 여러 각도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039130)도 올해 1분기 말 말레이시아 법인의 청산을 완료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시기 실적이 부진했던 자회사인 마크호텔(2022년)과 SM면세점(2020년)도 일찍이 정리한 바 있다. 모두투어(080160)는 지난 2006년 MBC, 올리브나인 등과 합작해 설립한 투어테인먼트를 청산하고 있다. 당초 모두투어는 드라마 촬영장 투어 상품 등 여행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계획이었다.
여행사들의 이 같은 조직 슬림화 행보는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은 953만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47% 이상 증가했다. 해외여행객의 급증은 여행사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하나투어는 1분기 영업이익 216억 원을 거둬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관계사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줄여 나가는 작업은 계속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키지여행보다 개별자유여행을 찾는 비중이 커지는 등 여행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여행사들도 이에 대응해 변화를 주고 있다”며 “회사의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럴 때일수록 여행의 본질, 잘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