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북미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통합하고 애플 ‘시리’ 개발 임원을 총책임자로 영입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날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 등 AI 강화 전략을 공개한 가운데 시리 대화 기술을 개발한 현직 임원을 영입해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캐나다 토론토와 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각각 자리한 AI 연구 조직을 통합해 ‘북미AI센터’를 구축하고 센터장으로 무라트 아크바칵(사진) 애플 시리 대화형 AI 총책임자를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토론토와 마운틴뷰로 나뉘어 있던 AI 연구 조직을 실리콘밸리로 통합하는 동시에 경쟁사의 고위 임원을 영입해 AI 챗봇 완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아크바칵은 애플에 합류하기 전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음성 비서 관련 AI를 연구한 AI 챗봇 전문가다. 애플에는 2015년 합류해 시리 대화 성능 개선을 이끌어왔다. 블룸버그는 “운영 효율화를 위해 두 센터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애플에서 시리 개인화, 상황 인지, 멀티모달 AI 발전 전략 등을 담당했던 아크바칵이 해당 조직을 이끌도록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전날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고 아이폰·맥 등 기기 전반에 자체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챗GPT와 기기를 통합해 필요시 챗GPT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으며 시리의 대화 성능 역시 한층 개선됐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오픈AI 기술로 챗봇을 구동하지만 대부분의 기능은 자체 개발했다”고 전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인 삼성전자는 구글 제미나이를 통해 AI 챗봇을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고위 임원 영입을 계기로 챗봇 최적화·개인화 수준을 제고해 높은 연결성을 자랑하는 애플 인텔리전스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